김칭우 정경부장
역사적인 4·27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 개최 합의, 한·중·일 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에 이은 북중 정상회담, 그리고 6·12 북미정상회담 돌연 취소에 이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 확실시 등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며 남북 및 미·중·일·러 정상도 교차 회담을 갖고 있다. 앞으로 6월12일까지, 그리고 그 이후 어떠한 변화가 한반도에 불어 닥칠지는, 미지수다. 그렇지만 짐작건대 그 변화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일 것이다.

한반도 정세에 있어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도시는 인천이다. 1883년 강제개항으로 한반도 변화의 중심에 섰던 인천은 동서이념 냉전시기 북으로, 바다로, 하늘로 막힌 접경지역이었지만 이제는 바다로, 하늘로 가장 개방된 도시이자 개방의 단물로 성장하는 도시가 됐다. 한반도 정세가 이처럼 급변할 때 인천은 어떤 자세를 가지고 변화에 임해야 할 것인가?
인천을 상징하는 인천국제공항이 단적인 예다.

인천국제공항은 2017년 인프라 한계치를 뛰어 넘는 6200만명을 처리했다. 매년 500만명이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2020년에는 7800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 1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개장식에 참석해 인천국제공항은 연간 항공여객 7200만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공항이 한 나라의 국력과 국제교류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천명했다.

문 대통령의 지적대로 공항은 한 나라의 국력과 국제교류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라는 점에서 남방정책 차원에서 인도, 북방정책 차원에서 중국과 러시아와의 항공노선 확대를 통해 더 편리하게 연결시키겠다는 현 정부의 의지는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맞물려 인천이 어떠한 지향점을 가져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인천국제공항이 2023년까지 연간 1억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시설확충을 적극 지원하고 중국, 인도, 러시아는 항공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니, 이들 국가와 더 편리하게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까지 연간 1억명이 이용할 수 있는 4단계 공사가 들어간 이유다.
한 나라의 항공여객수가 아니라 하나의 국제공항이 처리하는 항공여객수 1억명 돌파는 개방성을 나타내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 자체로 싱가포르, 홍콩과 같은 도시국가 형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의 대외경제협력 정책과 인천국제공항의 항공노선 확대는 맞닿아 있다. 교류의 척도인 항공노선을 중심으로 이를 살펴보고 우리의 지향점을 찾아보자.

남방정책 차원에서 인천국제공항과 동남아간에는이미 높은 수준의 항공노선을 확보하고 있다. 사드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에서도 인천국제공항의 성장은 동남아 시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동남아와는 필리핀 5개, 베트남 5개, 캄보디아 3개, 라오스 2개, 싱가포르 1개, 말레이시아 3개, 인도네시아 2개, 태국 4개, 미얀마 2개로 총 27개의 항공노선이 개설돼 있다.
남방정책 차원에서 시급한 것은 인도와의 항공노선 확대이다. 인천국제공항과 인도간에 델리, 뭄바이 등 2개 항공노선이 있다. 인도와 두바이공항은 21개,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16개, 홍콩 첵랍콕공항은 6개, 런던히드로공항은 6개 항공노선이 개설돼 있다. 향후 10년간 급성장할 인도와 한국경제의 긴밀한 협력을 위해서는 인천국제공항과 인도간에 홍콩 첵랍콕공항과 런던 히드로공항의 6개 수준으로 항공노선을 확대하고 두바이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20여개 수준으로 항공노선을 추가로 확대해야 인도경제 성장의 특수를 한국이 향유할 수 있다.

북방정책차원에서 인천국제공항과 중국 31개 성·시간에는 꾸준히 항공노선을 확대해 44개(환발해 7개, 장강삼각주 7개, 주강삼각주 7개, 동북3성 7개, 중부 8개, 서부 8개)가 개설됐다. 추가로 중국 중서부지역 및 동북3성간에 항공노선을 더욱 확대해 한국과의 긴밀한 경제협력을 위한 기반을 다져야 한다. 북방정책차원에서 인천국제공항과 러시아는 7개(중부 1개, 북서부 1개, 시베리아 2개, 극동 3개)의 항공노선이 개설됐다. 러시아와 베이징공항은 9개, 두바이공항은 14개,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공항은 22개가 개설돼 있다. 항공협정 체결과 민간인 비자면제가 이뤄진 러시아와의 확대 외에 옛 소련의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몰도바, 조지아, 아르바이잔, 아르메니아와 항공노선 개설을 추진하고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도 항공노선 개설이 추진돼야 한다.
변화는 부지불식간에 이뤄지지만 준비하지 못한 이들에게 기회는 없다. 급변하는 5월, 그리고 6월 한반도를 둘러싼 변화에 두눈 부릅뜨고 인천의 미래를 고민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