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동네 명의 … "정치 참여 보람"
▲ 인천지역 '개원 명의'로 알려진 송태진 송내과 원장.최근 의사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야당 공천심의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학구파 … 내시경 분야의 권위자
개원의 권익·실력 향상에 앞장
"욕 하던 정치, 제대로 살펴보자"
최근 野공천심의위원회 활동도



인천지역 '개원 명의'로 알려진 송내과 송태진 원장은 지역에서 학구파 의사로 유명하다. 의원급 개원의로는 드물게 관련 학회에 내시경 관련 논문을 수차례 발표하는가 하면 인천개원내과의사회 창립을 주도해 개원의의 권익과 실력 향상에 앞장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의사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야당 공천심의위원회에 참여해 정치개혁과 지역정치발전을 위해 시민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개원의가 공천심의위원회에?
20여년간 제물포와 구월동에서 '송내과의원'으로 병원을 운영했던 송태진 송내과의원 원장.
개원의로는 최고의 시설과 함께 CT촬영까지 가능한 영상의학과와의 협업을 통해 건강검진 등에서 독보적 활동을 했다. 3년 전에 송내과를 후배들이 대신해 진료를 하게 되자 오랜 시간 송 원장과 함께 했던 많은 환자들이 '주치의를 잃었다'며 낙담하기도 했다.
3년간 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송 원장은 "매일매일 병원문을 들어설 때마다 설레고 환자들을 볼 때마다 어떻게 더 좋은 결과를 낼까 고민했는데, 어느 순간 그런 설렘이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더 늦기 전에 나를 돌아볼 시간을 갖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창립을 주도했던 인천개원내과의사회 회장을 맡으면서 환자 진료를 잠시 접은 그는 개원의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많은 학술행사를 개최해 동료들과 최신 지식 습득과 실력 향상에 나섰다. 회장으로서 내과 의사회 창립 이후 처음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컸던 청소년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기회가 되는대로 의료봉사를 하기도 했다.
평소 의사의 사회적 참여에 대한 생각을 동료 의사들과 실천에 나섰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에 끌리듯 남미여행을 떠났다. 아르헨티나를 위시한 몇몇 남미 국가는 풍부한 자원과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한때 강대국으로 불려졌지만 현재는 실패한 국가정책의 표본으로 불리는 곳이다.
송 원장은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포퓰리즘과 정치에 대한 패악이 얼마나 국민들의 삶이 피폐하게 할 수 있는지. 그러나 실제 남미 곳곳을 살펴보니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라고 경험을 전한다.
그러던 즈음 야당쪽에서 '전문가'로 공천심의를 맡아 달라는 요청이 왔다. 고민이 컸다. 정당활동을 많이 해 본 적도 없고, 법조계나 회계사와는 달린 의료계는 정치 쪽으로 '외도'를 하는 인물도 거의 없는 생경한 분야였다.
그러다 '대한민국도 남미처럼 될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욕만 하던 정치판, 제대로 살펴보자'는 뜻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공천심의위에 단 한 번도 결석이나 지각도 하지 않고 참여했다. 환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하고 당에도 사정해 퇴근 후 시간을 조정하기도 했다"면서 "최소한 지역정치에서는 정당색 보다는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일꾼, 보다 청렴하고 열성을 가진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했지만 결과는 잘 모르겠다. 한계도 있었지만 보람있었던 시간이었고, 보다 다양한 전문가들, 시민들이 참여해 함께 만들어가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일보 '헬로 굿닥터' 소개
송 원장은 2003년 인천일보가 연중기획으로 진행했던 '헬로, 굿 닥터'에 개원의로는 드물게 소개됐던 '동네 명의'다.
당시 그는 구월동 핫한 곳에 진단방사선과와 협업을 통해 CT 촬영까지 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춘 전문병원급 내과 전문의였다. 이제는 건강검진을 전문으로 하는 개원의가 많아지면서 경쟁도 치열해졌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사건에 속했다.
그가 다시 도화동에 '송내과의원'을 개원한 것도 '모든 진료의 시작은 1차진료기관에서'라는 신념의 실천이자 상대적으로 낙후된 원도심지역에서 '동네 주치의'가 되기 위해서다.
송 원장은 "지금도 일단 큰 병원, 대학병원을 찾는 풍조가 만연돼 있다. 병세가 심하다 싶으면 서울의 대학병원을 찾아가 몇 달째 대기하다 병을 키우는 일도 많다"면서 "특히 개원가에서 연구하는 최신지견이 많은 개원내과의원을 마다하고 종합병원의 대기실에 북적이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들을 볼 때는 안타깝다. 대부분의 병은 치료보다 예방과 교육 그리고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가까운 1차 진료기관을 수시로 찾아 주치의처럼 상담하며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의사의 전공도 19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까지는 산부인과가 인기를 끌다가 외과, 이비인후과,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 순으로 유행처럼 선호과목이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정신과가 뜨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내과는 인기랭킹 1위에 오른 적은 없어도 늘 2위 자리는 유지했다.
그는 "사람의 질병이나 신체를 가장 잘 이해해야만 하는 기본적인 과목이 내과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과목이 가장 인기를 끌 때 그 다음은 항상 내과가 차지했다"라며 "비록 큰 돈을 벌 수 있는 전공은 아니지만, 사람의 신체와 질병에 대해 끊임없이 배울 수 있고, 의술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과목이라는 면에서 내과의를 선택한 것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국민건강보험의 생애주기 건강검진으로 대중화 됐지만 여전히 위·대장 내시경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송 원장은 국내 내시경 분야의 권위자이자 인천지역 내과의 중에서 손꼽히는 명의로 꼽힌다.
"국내에 위, 대장 내시경이 처음 들어왔을 때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그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실제로 남들보다 임상 경험이 많다 보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요즘도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세미나에 참석하고, 계속 공부하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인 것 같다"면서 "위, 대장내시경이 많이 대중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검사에 두려움이 많은 것 같다. 간혹 사고가 났다는 보도도 있고. 경험이 많은 전문의를 통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습관을 갖도록 주변에서 많은 얘기를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송태진 원장은 학교 운영위원회·행복공장 전문위원 활동 … 이웃사랑 실천

송태진 원장은 인천 출신으로 인천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개원 초부터 학교 운영위원회에 참여했고, 교육청 학교안전공제위원으로 학교의 안전사고 예방과 공정한 평가에 수년 간 힘썼다. 인천지역 전·현직 경찰·검찰·기자 출신 봉사모임 '사람사랑'을 통해서는 조손가정 결손가정을 돕기도 했다.
성찰과 나눔을 통해 행복의 길을 모색하자는 행복공장(이사장 권용석)의 설립 초기부터 전문위원으로서 활동도 하고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시간 날 때마다 '내안에 감옥'(행복공장)에 스스로 가두어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 프로그램에 혹은 '참사랑의 향기'(미황사) 수행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송 원장은 "순수한 마음들이 모여져서 행복공장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행복공장 설립 초기부터 후원을 하게 되었지요. 제가 가진 것이 많지 않아 마음껏 후원하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홍보는 많이 하고 있어요. 행복공장이 우리 사회에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기쁜 마음으로 최대한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행복공장이 만든 홍천 수련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편안해지기를 바라요"라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