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보울서 미디어전시 여는 김창겸 작가
▲ 김창겸 작가의 'watershadow & flower5'. 단색 오브제 위에 비디오 프로젝터 영상이 투사돼 생동감을 더한다.
▲ 6월29일까지 인천 송도 트라이보울서 미디어전시 '이미지를 거닐다'를 여는 김창겸 작가.
회화·조각에서 이질감 느낀 작품활동
소통하고 싶어 매개체로 이미지 선택
자연이 주는 매력 그대로 전달하고파



물 흐르는 듯한 곡선미, 형형색색의 빛과 자연의 소리. 트라이보울 전시관이 숲 속으로 변했다.

작품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숲 소리는 마치 인공적인 장소가 아닌 '자연'이라는 착각이 들게끔 한다.

김창겸(57) 작가의 미디어전시 '이미지를 거닐다'가 6월29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열린다.

빛과 환영을 이미지로 표현하는 미디어아트 작가 김창겸. 그가 처음부터 미디어아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니다.

세종대 회화과를 나와 방황하던 그는 1989년 이태리 유학길에 올랐다.

"한국에서 회화과를 나와 어떤 것을 해야 될지 몰라 유학을 가게 된 것 같아요. 어머니에게 '이태리 좀 다녀올게'라고 말하니 어머니는 그게 빵집인 줄 알고, 흔쾌히 수락을 해주셨어요. 그리고 다음에서야 빵집이 아닌 것을 알고 만류하신 기억이 있어요."

그는 이태리 까라라 아카데미에 입학해 대리석을 조각했다. 대리석 작품을 줄곧 하던 그는 나와 작품을 보는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이질감을 느꼈다.

당시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은 대리석을 바닥에 설치하는 제품으로만 봤던 것. 그 후 실체와 이미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첫 시작은 1995년 독일의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에 입학이다. 그는 야니스 쿠넬리스 선생의 수업을 듣고 새로운 시도에 대한 도전정신이 생겼다.

야니스 쿠넬리스는 그리스의 설치미술가로 가난한 미술이라는 뜻의 '아르테 포베라' 미술 운동의 대표자다.

"야니스 쿠넬리스의 수업은 그동안 제가 배운 수업과 달랐어요. 장르를 뛰어 넘는 그의 수업에서 전 영감을 받고 바로 중고로 빔프로젝터를 구입했죠. 그리고 일단 찍기 시작했어요. 화질이 안좋았지만, 그것대로 찍는 맛이 있었어요."

1998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동아갤러리에서 연 전시로 미디어아트 작가로서 성공적인 데뷔를 하게 됐다.
하지만 2009년에 접어들면서 시력이 말썽이었다. 과도한 작업으로 인해 눈은 급격하게 나빠졌다.

그러나 그는 이미지를 포기할 수 없었다. 원래 그의 작품에는 관객과 작가를 연결해주는 매개체로 누군가의 그림자, 편지 등이 등장했지만 눈이 안 좋아진 후 '치유의 이미지'를 선택했다.

작품에는 '자연'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꽃'이 주를 이룬다.

"2009년 눈이 안 좋아졌어요. 그 당시 인도여행을 가게 됐는데, 그때 인도의 매력 특히 꽃의 빛깔이 주는 강렬함을 잊을 수 없었는데 왠지 모를 편안함에 빠져 작품에 반영하게 됐어요. 지금은 비록 3개의 안경을 번갈아 쓰면서 작품을 하고 있지만 자연의 주는 색과 매력은 절대 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이아진 수습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