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감 선거 각축 … 일정·공약 비슷비슷 '정책대결 실종'
▲ 이재정(오른쪽)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21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평화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한 시민사회와 접경 지역 교육감예비 후보 정책협약 및 평화통일교육공동선언 발표식'에서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과 협약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 사진) 송주명(오른쪽)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평화교육 벨트' 조성과 지방교육자치 발전을 위한 공동공약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지사에 이어 6·13 지방선거의 '빅2'로 여겨지는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나선 진보 성향의 두 후보가 서로 '진보'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정책대결은 실종됐다.

반면 '자천 타천' 진보 진영 타이틀을 내세운 이재정 예비후보(75·현 경기도교육감)와 송주명 예비후보(55·한신대 교수)가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의 화해 분위기에 편승하기 위한 '서로 내가 진보'라는데 방점을 둔 도드라진 행보만 보이면서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1일 예비후보측에 따르면 경기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진보 성향 예비후보들 간 일정이 공교롭게도 겹치거나, 발표하는 정책공약이 '대동소이(大同小異)'하면서 유권자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

정책대결보다는 누가 더 진보 성향의 인사와 친분이 있거나, 분류되는지에 방점을 둔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인천·서울·강원 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진보 성향 예비후보들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남북화해 분위기에 따른 '평화교육 및 혁신 미래교육 벨트' 추진 계획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송주명 예비후보를 비롯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예비후보 세 명이 참석했다.

같은 시각, 이재정 예비후보는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 주관 '평화통일교육 활성화와 접경 지역 평화통일교육지구 설치 정책 협약식'에 '나홀로' 참석했다.

이 예비후보는 이 자리에서 '광화문과 마포' 행사 중복으로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예비후보를 대신해 '경기·강원·서울 접경지역 진보교육감 평화통일교육 공동선언'을 대표 발의했다.

결국 '깜깜이'로 분류되는 도교육감 선거를 두고 진보 성향 두 예비후보들이 각각 같은 시각 다른 공간에서 '평화통일교육'과 관련한 유사한 공동선언 형식의 공약을 발표한 것이다.

이날 조희연 예비후보 측은 사전에 두 일정을 모두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공교롭게도 시간이 겹치면서 먼저 예정됐던 것으로 알려진 광화문에서의 공동기자회견 일정에 참석했고, 민병희 예비후보는 두 일정 모두 불참했다.

앞서 지난 4월23일 단일화 후보 경선에는 모두 5명이 참여했고, 시민단체 '2018 소통과 협력의 경기교육혁신연대'가 송주명 예비후보를 단일후보로 추대했다. 이번 경선에 불참한 이재정 예비후보는 4년 전 단일화 경선에서 추대된 바 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는 진보 성향의 이재정, 송주명 두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재정 예비후보는 출마기자회견에서 "교육은 정책에 있어 진보적이거나 보수적일 수 있지만, 개인 성향을 따진다면 (나는)진보 성향"이라고 밝힌 바 있고, 송주명 예비후보는 이날 "이재정 예비후보는 민주진보교육감후보란 명칭을 사용할 자격이 없다"는 논평을 내고 각을 세웠다.

한편, 인천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8~9일 실시한 '6·13 경기도교육감 선거 여론조사' 결과에서 진보성향 교육감을 선호한다는 응답율이 65.1%에 달했다.

이번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이재정 현 교육감, 송주명 한신대 교수, 배종수 서울교대 명예교수, 임해규 경기교육포럼 대표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4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