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연·임민호 전공 대학생
길에 쓰러진 70대 응급조치
▲ 가천대학교 간호학과 장혜연(왼쪽부터) 학생과 임민호 학생.
"학교에서 응급 환자를 발견했을 때,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배웠잖아요. 교육을 토대로 응급조치를 했을 뿐이에요."

지하철역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성을 구한 '예비 간호사'들이 있다. 주인공은 인천 연수구에 있는 가천대학교 간호학과 임민호(18), 장혜연(18) 학생이다.

2일 밤 11시40분쯤 집에 가기 위해 신도림역에 도착한 두 학생은,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궁금증에 찾아간 곳엔 계단 아래 굴러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70대 남성이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예비 간호사'들은 처음 맞이해본 실제상황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장혜연 학생은 바로 남성에게 다가가 맥박을 확인했다. 주변에선 119 구급대에 신고 전화를 하고 있었다.

"민호야, 맥박이 뛰지 않아" 장혜연 학생이 상황을 설명하자, 심 정지를 판단한 임민호 학생은 환자의 기도를 확보한 뒤,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마음에 처음이라는 두려움은 없었어요. 계속해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던 임민호 학생은 심폐소생술을 하는 약 5분간의 시간이 마치 몇 시간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두 학생이 망설이지 않고 재빨리 실시한 응급조치 덕에 남성은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약 10분 뒤, 119 구급대원이 도착해 환자를 살폈다.

"의식을 되찾은 환자분에게 괜찮은지 물어보자 손으로 OK(오케이) 사인을 보여주셨어요. 그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침착한 민호와 달리 저는 조금 겁이 조금 났거든요."

아픈 사람을 위해 용기 있게 뛰어든 두 학생의 모습은 주변사람들에게 교육과 꿈의 중요성을 느끼게끔 해준다. 두 학생 모두 남을 도와주는 '간호사'의 모습을 보고 꿈을 키워왔다.

임민호 학생은 "대학병원에 눈 수술을 받으러 간적 있는데, 간호사들이 메르스에 대한 두려움보다 환자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설레었다"며 "이들처럼 남을 돕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내놨다.

장혜연 학생은 "간호학과 공부도 어렵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이번 일을 겪고 나서 간호학과에 잘 왔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음에 또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더 침착하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태환 수습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