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논설위원
인천시 역사자료관 전문위원으로 18년을 근무한 강덕우(62) 박사가 지난 20일 퇴임했다. 일반 임기제 6급으로 몸을 담았던 강 박사는 줄곧 '만년 주사'로 인천시사편찬 전문직 1세대의 자리를 후배에게 물려줬다. 재임 기간 중 인천시장은 최기선·안상수·송영길·유정복 시장으로 이어졌다. 강 박사는 역사학자이지만 때로는 '6급 계약직'이라는 공무원 체제에서 현실의 벽을 넘어야 했다.
지난 16일 인천시 역사자료관 시사편찬위원회는 '인천시사 편찬, 회고와 전망'이란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인천대 제물포캠퍼스에서 개최했다. 인천시사편찬의 그간 업적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계기였다. 2001년 10월8일, 역사자료관이 개관하면서 강덕우·강옥엽 박사가 인천시사 공식 업무를 시작했으니, 이번 심포지엄은 그동안의 영욕을 되돌아 본 의미로 풀이된다. 아마도 변동 없었던 2명의 인력으로 '안 한 일보다는 못 한 일'이 더 많았을 것 같다. 심포지엄은 강옥엽 전문위원과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 시사편찬과장이 발제했다. 이어진 토론은 윤승준 인하대 교수(인천시사편찬 부위원장)의 사회로 임학성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교수, 남달우 인하역사문화연구소장, 남동걸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상임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핵심 발표내용은 '인천 역사의 체계적 기록과 보존을 위해 인천시 역사자료관을 인천역사편찬원(가칭)으로 확대하는 한편, 인천시사편찬위원회를 시장 직속기구로 개편해 독립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역사자료관은 2013년 인천정명(定名) 600년 기념 '인천광역시사'를 필두로 매년 주제별 시사를 편찬해 왔다. '사진으로 보는 인천시사'와 지난해까지 총 82호에 이르는 '인천역사문화총서' 등을 간행했다. 그 중 '한국최초 인천최고 100선'(2015)은 베스트셀러 수준이다.
역사자료관의 '투 강'으로 지칭되는 이들은 평소 인천역사의 자문과 안내에 해박한 지식과 서비스를 펼쳤다. 이제 전문위원은 연구와 편찬사업에만 주력할 수 있도록 별도의 행정전담 인력을 지원해야 할 시점이다. 또 '만년 주사' 체제도 인천시사를 다루는 전문직 위상과 처우에 어울리지 않는다. 인천역사의 '살아 있는 도서관'으로서 전문위원 역량을 재활용해야 한다. 역사자료관 정원의 5월 철쭉도 꽃잎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