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타학교 배정약속 깨
학습권 등 더악화" 강력 반발
교육청 "논의 단계 확정 아냐
인근 아파트 학생 증가 검토"
법을 완화해서라도 또 다시 증축하겠다는 수원시와 시교육청의 행정에 대해 곡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습 환경 훼손' 우려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곡반초는 이미 운동장을 학년별로 나눠 쓰고 있고, 식당이 없어 교실에서 급식을 배식하는 상황이어서 증축은 절대 안된다는 게 학부모들의 입장이다.

17일 곡반초, 수원시, 수원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현재 곡반초는 증축이 불가능한 건폐율 20% 지역에 있다.

건폐율 20% 지역은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 건물이 20% 이하로 구성돼야 하는데, 곡반초는 이미 20%에 해당한다.

증축 의견은 시교육청이 지난 3월말 먼저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학생을 수용하는 시설을 결정하는 곳은 교육청에서 하는데, 학생 수가 늘어난다고 판단해 (곡반초의)증축을 요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곡반초를 마주한 곳에는 총 3200가구의 대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완공시기는 내년 12월에서 늦춰진 상태다.

학부모들은 학생을 더 받으면 학습 환경은 불 보듯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한 반에 29명이고, 학습 환경도 열악하다. 2~3년 전부터 체육관이 필요하다 요청했는데도 돌아오는 말은 법적으로 안 된다는 말 뿐이었다"며 "이제 와서는 법을 개정해 학생을 더 받겠다고 하는데, 운동장도 작은 와중에 교실만 있는 별관을 또 지으면 아이들 체육 활동은 더 힘들어질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학부모는 "지난해 교육지원청에서는 다른 학교로 학생을 배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제 와서는 입장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곡반초는 2013년 인근 아파트단지 입주로 한 차례 증축공사를 한 바 있다.

학교 조경 공간이었던 외부 공터에 일반교실 8개를 늘렸다. 현재 학년별 4~5학급에 전교생은 700명에 달한다.

수원교육지원청은 증축공사를 고려하는 단계일 뿐 확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수원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아직은 (증축논의가)초기 단계라서 자료를 조사하고 있을 뿐 결정된 사실은 거의 없다"며 "건폐율 관련 법 완화가 우선돼야 하고, 이것만으로도 4~6개월이 소요되는 등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 들어설 아파트단지 바로 앞에 곡반초가 있으니, 당연히 증축논의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안상아 기자·임태환 수습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