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59)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지구촌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눈으로 보고 당사자들을 만나면서 체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보기 드문 언론인이다. 태평양 연안의 오리건 주의 암힐이라는 시골마을 농장에서 성장한 크리스토프는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유명한 로즈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학한 후 배낭을 메고 미국전역과 세계도처를 여행하면서 여행비용을 벌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 태생적 언론인이기도 하다. ▶카이로에서 아랍어를 타이베이에서 중국어를 배운 크리스토프는 1984년 25세가 되던 해 뉴욕타임스에 입사하기전 미국 50개주를 위시하여 140여개국을 여행한 경험을 지녔다. 중국의 모든성(省)과 일본의 47개 도도부현을 구석구석 찾은 보기 드문 미국의 언론인으로 뉴욕타임스의 로스앤젤레스와 홍콩·베이징·도쿄 특파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크리스토프를 처음 만났던 것은 그가 도쿄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한국에 대해서 비판적인 기사를 자주 쓰던 때였다. 도쿄 유라크죠(有樂町)에 있는 외신기자클럽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그의 한국관이 다분히 일본적 시각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았지만 재벌위주의 경제개발 정책과 국민의 수준에 못 미치는 한국정치에 대한 비판, 그리고 뿌리 깊은 남북 간의 갈등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뉴욕타임스 입사 후 7년 만에 각지에서의 특파원 근무를 끝낸 후 칼럼니스트로 자리를 잡은 크리스토프는 1990년에 이어서 2006년도에 언론인 최고의 영예인 퓰리처상을 두 번째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그의 현장감 있는 칼럼은 때때로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세계도처를 다니면서 숨겨져 있는 문제를 파헤치고 목소리 없는 무명의 억울한 사람들을 대변해 왔고 특히 수단 다프르의 인종 학살을 고발하는 데 앞장섰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토프는 지난주 작심한 듯 트럼프 대통령의 행태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칼럼을 썼다. 이 글을 읽으면 대통령의 트위터에 "제정신이 아닌 크리스토프는 망해가는 뉴욕타임스의 거짓 기사를 쓰는 최악의 기자"라는 글이 올라올지도 모른다고 전제하고 대통령 스스로가 너무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으면서 트위터로 횡설수설하는 통에 미국의 전통적 가치관과 정부기구의 역할이 실종되고 있다고 썼다. 미국의 약물중독사, 총기규제실패, 의료혜택의 불균형을 외면하는 대통령을 겨냥한 그의 펜이 날카롭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