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고려 멸망과 조선 건국
▲ 고려왕조는 1392년 조선의 건국과 함께 멸망한다. 조선시대 대표적 호국 건축물인 광성보에 관광객들이 오가고 있다.
왜구 토벌로 신흥 무인세력 성장
최영 장군 주장에 요동정벌 단행
이성계, 위화도서 회군요청 상소
묵살되자 군사 이끌고 개경 점령


꽃보라의 향연이 지나간 자리에 봄비가 내렸다. 빗줄기는 굵었고 오래도록 내렸다. 짙은 비안개에 휩싸인 강화도는 신선들이 모여사는 비밀의 섬처럼 보였다. 이 섬은 머잖아 살찐 잎새들로 뒤덮이고 산야는 부풀어 오를 것이다.

고려는 개경으로 환도하고 원 간섭기를 거치면서 점차 쇠락하기 시작한다. 고려 말, 일본 '쓰시마' 섬과 '규슈'지역에 근거지를 둔 왜구들이 수시로 고려를 침입, 노략질을 일삼는다. 왜구는 14세기 중엽 일본 남북조내란기 때 남조 세력권에 있던 일부 지방세력들을 중심으로 창궐한 해적들이다.

왜구들은 한반도와 중국 연해안을 침략해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우리나라의 남해안과 충청도는 물론 수도 개경까지 위협하기도 했다. 왜구의 침입은 고려 우왕 시기 378회에 이를 정도로 극에 달했다. 고려는 마침내 적극적인 왜구 토벌에 나선다. 이 때 활약한 사람이 최영(1316~1388) 장군을 비롯한 무인들이다.

최영은 1376년 홍산(논산)에서 왜구를 물리치는 등 혁혁한 전과를 세우며 명성을 떨친다. 최무선은 화포를 제작해 진포(군산)에서 대승을 거뒀으며 이성계는 1380년 삼도 도순찰사가 돼 왜구 토벌에 나서 황산에서 왜구를 토벌한다.

이 같은 과정 속에서 최영, 이성계, 조민수, 박위 등 무인 세력이 신망을 얻으며 크게 성장한다. 이들의 등장은 사실상 조선 건국의 태동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이성계 등 신흥무인세력은 신진사대부와 함께 고려 사회 개혁을 추진하는데 우왕, 최영, 이성계 등은 권신 이인임과 측근 세력을 숙청하고 유배보내는 등 서서히 권력의 중앙으로 이동한다.

고려말 혼란스러운 시기인 1388년, 명나라 사신이 고려를 찾아 철령 이북의 땅을 명이 직접 다스리겠다는 황명을 전한다. 고려 조정은 큰 혼란에 빠진다. 이 때 최영이 요동정벌을 들고 나오자 신진 사대부들이 강하게 반대한다.

특히 핵심 세력이던 이성계는 '4불가론'을 주장하며 우왕 설득에 나선다. 4불가론은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치는 것과 농번기인 여름철에 군사를 일으키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과 많은 군사가 요동으로 출정하면 왜구가 침범할 수 있고 장마철엔 활의 아교가 풀어지고 병사들이 전염병에 시달릴 염려가 있다는 요동정벌이 어려운 4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우왕은 그러나 최영의 주장대로 요동 정벌을 단행하기로 하고 이성계를 불러들인다. 결과적으로 화를 부르는 어리석은 명령이었다. 왕의 명령에 따라 결국 8도에서 군사들이 징집되고 이성계와 조민수는 군대를 이끌고 압록강 하류의 위화도로 향한다.

위화도에 도착한 요동 원정군은 갑작스런 장마철 폭우로 위험에 직면한다. 압록강 물이 크게 불어나고 전염병까지 돌면서 병사들이 설상가상의 고초를 겪은 것이다. 이성계는 회군을 요청하는 상소문을 올리지만 우왕 곁에 있던 최영이 이를 묵살하며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성계는 마침내 군사를 되돌리는 회군을 결심하고 조민수를 설득하기 시작한다. 이성계는 회군하여 잘못된 정치로 고생하는 백성들과 쓰러져 가는 고려를 바로 세우자는 논리로 조민수를 설득한 뒤 마침내 군사를 이끌고 위화도를 빠져나온다. 이른바 '위화도 회군'이다. 요동 원정군의 회군에 최영의 군대가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 이성계와 조민수는 개경을 점령하고 실권을 장악한다.

1389년 창왕이 폐위되고 고려의 마지막 임금인 34대 공양왕이 왕위에 오른다. 이후 우왕과 창왕은 유배지에서 처형됐으며, 1392년 7월 정도전, 남은, 조준, 배극렴 등은 공양왕마저 폐위시키고 이성계를 새로운 왕조의 태조로 추대한다. 새로운 제국 '조선'의 건국이었다. 918년 태조 왕건이 일으킨 고려는 개국한 지 474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고려는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통일국가로 918~1392년 474년간 지속된 우리 역사의 중심축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있다. 고려는 신라의 골품제라는 폐쇄적인 신분제를 탈피하고 지역의 세력까지 정치 참여를 가능하게 했으며 불교는 물론이고 유학, 도교, 풍수지리 등 사상과 학문의 다양화를 보장하고 여성의 지위를 인정한 사상, 정신, 문화적으로 깨어있는 국가였다. 특히 몽골이 전세계를 제패할 때에도 강화도로 천도를 단행, 끝까지 항전하면서 국통을 이어나간 우리의 찬란한 역사시기가 고려시대였다.

/글·사진 김진국 논설위원 freebird@incheonilbo.com



'소확행 토요문화마당' 용흥궁 공원서 문화공연


"올 여름, 토요일엔 강화도에 오셔서 문화공연 감상하시겨~"
매주 토요일, 강화에 가면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볼 수 있다. 강화군은 2018년도 올해의 관광도시 붐 조성을 위해 지난 12일 시작, 10월27일까지 매주 토요일(오후 7시~8시20분) 용흥궁 공원에서 미디어파사드, 버스킹 등 생동감 넘치는 문화공연을 진행한다.

군은 기존 토요문화마당을 최근 인천시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G로드 문화거리 사업'을 더한 '2018 소확행 토요문화마당'으로 확대함으로써 문화관광 도시로서의 면모를 다져나간다는 구상이다. '2018 소확행 토요문화마당'에는 비보이, 통기타, 인디밴드, 댄스팀 등이 출연한다. 우선 5월 출연진으로 지역동아리의 밴드, 모듬북, 댄스 공연을 비롯해 트로트 걸그룹 '큐오티', 남성2인조 '타투', 드라마 '또!오해영' ost에서 맑은 음색으로 주목받았던 친자매 듀오 '와블', 댄스 퍼포먼스 그룹 '생동감 크루' 등 프로들의 공연도 펼쳐진다.

강화읍문화의거리추진위원회 주관으로 지역 특색을 엿볼 수 있는 저잣거리와 체험거리 등도 마련됐다. 7월부터는 미디어파사드와 미디어아트 공연도 열린다. 6월부터는 마지막주 금·토·일요일에 용흥궁공원, 풍물시장, 소창체험관 등에서 '2018 문화가 있는 날 지역특화프로그램' 개최된다. '지역을 잇다', '세대를 잇다' 등의 주제로 북 콘서트, 시장상인 공연, 판매연극, 시와 랩 낭송회, 주민제작 영화 상영, 강화 인형극 등 주민이 주체가 되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강화를 찾는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관광객들의 소비가 지역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최근 문체부 및 인천시 주관 공모사업에 선정된 프로그램들을 활용해 올해의 관광도시다운 다양한 문화공연이 연중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왕수봉 기자 8989king@incheonilbo.com

인천일보·강화군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