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사고 2회 女 졸업생 경단혜양
제주-부산 여객선 3등 기관사 활약
"승객 응원에 자부심…최선 다하겠다"
▲ 제주~부산 여객선에서 3등 기관사로 활약 중인 경단혜양이 기관실에서 주요 기기를 점검하고 있다.
전통적 금녀(禁女)의 영역인 해운업계에 인천해사고를 갓 졸업한 여성이 뛰어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해양 인재 양성소인 인천해사고 2회 여성 졸업생 경단혜(18)양.

경양은 올해 초 해사고를 졸업한 뒤 제주~부산 여객선을 운항하는 선사에 입사해 현재 3기사(3등 기관사)로 활약 중이다.

업무는 주로 선박 전기, 보일러, 에어컨, 펌프 등 여객선 내 각종 기기들을 관리하는 것이다.

"작년 7월 실습 기관사로 여객선에 승선해 6개월간의 실습을 끝내고 정식으로 취업하게 됐어요."

경양이 배를 타게 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해운업계 종사하시던 아버지의 추천으로 해기사의 길을 걷고자 해사고에 입학했어요."

학교생활을 통해 해기사가 되겠다는 꿈은 더 단단해졌다.

"제가 살던 강원도는 산만 가득해서 그런지 바다를 보면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고 기분이 좋았어요. 특히 배를 타고 세계를 누비는 게 얼마나 멋있어 보이던지 학교생활 3년 동안 꼭 해기사가 되리라 다짐했어요."
여객선 내 기관사 중 말단인 그는 아직도 모르는 업무가 많아 실수도 하고 어려운 부분도 많지만 상관에게 도움을 받고 공부를 하면서 하나하나 익혀 나가고 있다고 한다.

"일을 하다 보면 힘들 때도 많지만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할 때 오는 소소한 재미와 뿌듯함이 있어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승객들이 여성 기관사를 신기하게 여기고 응원을 해주시는데 그럴 때마다 자부심을 갖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경양은 해보고 싶은 게 많은 청춘이다.

"우선 기관사로서 어느 정도 경력을 쌓고 싶어요. 해군이나 해경 쪽에도 관심이 있고, 대학을 진학해 전공 지식을 더 쌓고 싶은 욕심도 들고요. 아직 젊기 때문에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천천히 저에게 맞는 길을 찾고자 해요."
한편 남학생만 모집해왔던 인천해사고는 2014년부터 여학생을 받기 시작해 지금까지 두 번째 여성 졸업생을 배출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