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한빛마을1·2단지, 분양가 갈등 딛고 광장 복원 … 차단막 철거·꽃길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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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년여동안 서로 마주보던 아파트 주민끼리 담장을 쌓고 갈등과 반목을 이어오던 운정신도시 한빛마을 1, 2단지 주민들이 담장을 헐어내는 등 화해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은 한빛마을 1, 2단지 주민들이 그동안의 갈등을 씻기 위해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아이들에게 가장 미안함을 갖고 앞으로 한 이웃 하나의 공동체처럼 살고 싶습니다."
둘로 쪼개진 화합의 광장 복원에 나섰던 한빛마을 1단지 김순곤(62) 입주자대표회장의 말이다.

그는 "화합의 광장이 과거의 잘못을 모두 헐어버리고 새롭게 거듭나는 상생의 광장이 되길 희망한다"면서 "이제 우리는 새 이웃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두 단지의 화합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파주시 오인택 팀장도 "대승적 결단을 내려준 두 단지 주민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이제는 갈등의 상징이 아닌 친목과 화합의 상징이 되는 아파트로 회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갈등과 반목, 어른들의 욕심에 상처난 주민과 아이들이라는 오명을 얻었던 운정신도시의 두 아파트가 상호 간 대승적인 합의로 다시 원래의 모습을 찾게됐다.

그동안 파주 운정신도시 한빛마을 1단지와 2단지는 '이기주의, 욕심, 위화감 조성'이라는 아파트로 불편한 사이였다.

이 아파트가 불명예를 얻게 된 것은 2010년부터 갈등이 이어지다 2016년 단지사이에 있던 화합의 광장을 어른들의 그릇된 생각으로 둘로 쪼개지면서 시작됐다.

당시 1단지에서는 2단지와 분양가가 다르다는 이유로 함께 화합의 광장을 사용하기 싫다며 30여m의 원형 광장을 둘로 나눈뒤 화단을 높게 조성, 2단지 주민들의 진입을 차단했다. 늘 왕래하던 아파트는 이때부터 어른들의 이기주의로 서로 힐난하고 반목을 이어오면서 같은 학교를 다니던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

이처럼 갈등이 지속되자 파주시가 나섰다. 시 공동주택관리팀에서는 두 단지 주민들을 만나 상생을 위한 대화와 설득을 수십여차례 한 결과 마침내 풀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실타래가 풀렸다.

갈등의 상징이 됐던 차단막을 철거하고 폭 4m, 길이 235m로 꽃길을 조성했다.
더욱이 꽃길을 조성하는 과정에서도 두 단지는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공사에 소요되는 예산 5000여만원을 두 단지에서 부담하면서 진정한 화합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된 것이다.

한때는 분양가가 차이난다고 두 동강이 난 화합의 광장, 함께 놀던 아이들을 분리하던 곳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웃음과 이해, 그리고 배려의 광장으로 거듭난데는 그동안이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반성하는 어른들의 속죄를 담아낸 곳이 되고 있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