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래 성남 분당구청 과장, 하트마라톤교실 13년째 운영
"속도조절 가이드와 훈련 … 도전정신·장애 통제효과 낳아"
"더 많은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마라톤을 통해 세상밖으로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홍경래(58) 성남시 분당구청 환경위생과장은 26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장애는 약간의 불편함일 뿐 걸림돌이 될 수 없다"면서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위해 '하트마라톤교실'을 13년째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03년 서울국제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59분21초로 서브쓰리(sub-3·풀코스를 3시간 안에 완주하는 것)를 달성한 마라톤 마니아다.

이어 같은해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 '초원(조승우 분)'이의 실제모델인 배형진군과 함께 한 마라톤대회에서 함께 뛰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자연스럽게 발달장애 청소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말아톤'은 지적장애를 가진 청소년이 마라톤을 통해 사회와 소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2005년 개봉됐다.

그는 그해 발달장애아동 전문 교육기관인 '하트하트재단'의 지원을 받아 '하트마라톤교실'의 문을 연다. 하트마라톤교실은 발달장애 청소년(15~19세) 16명과 성남시청마라톤동호회, 광화문마라톤모임 회원 등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매주 토요일 오후 3~5시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동호회원들은 발달장애 청소년들과 함께 뛰는 동반주(마라톤 베테랑들이 처음 출전하는 참가자들을 위해 옆에서 같이 뛰는 것) 역할을 담당한다.

그는 "발달장애아들은 달리기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동호회원과 함께 달려야 한다"며 "훈련도 장애아들의 운동능력에 따라 뛰는 거리(8~15㎞), 강도 등을 다르게 하는 맞춤형으로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모두 100여명이 하트마라톤교실을 거쳐갔다.

그는 이 가운데 2018년 서울국제동아마라톤에서 2시간57분으로 서브쓰리(Sub-3)를 달성한 제과제빵사일을 하는 A(27)씨, 오케스트라 단원을 꿈꾸며 대학원에서 플루트(flute)전공 석사과정을 밟고 B(27)씨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발달장애 청소년들과 각종 전국마라톤대회에 참가해 5㎞, 10㎞, 하프코스(21.0975㎞), 풀코스(42.195㎞)를 달렸다.

"장애아라는 편견 때문에 주저하던 부모들을 설득해 마라톤 교실로 나오게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하지만 마라톤을 완주하고 기록을 작성할 때 밀려오는 감동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벅차다. 또 마라톤이 장애행동을 스스로 통제하는 효과를 나타낼 때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트마라톤교실은 성남시자원봉사센터 프로그램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G-Market 첼린져 공모전에서 입상을 했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성남시 자원봉사센터 프로그램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2011년 행정안전부에서 민원봉사대상 본상을 받았다.

그는 하트마라톤교실 운영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고 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마라톤이 봉사로 이어졌다. 장애는 틀림이 아닌 다름이다. 하트마라톤교실이 장애아들에게 사회 적응력을 키워주는데 보탬이 되고 장애인에 대한 장벽을 무너뜨리는데 조금이라도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