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순간 … 숙원 당위성 흔들
▲ 인천신항 조감도. /이미지제공=인천항만공사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는 단순히 실적 부진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5년 내 인천항 최대 숙원사업이 될 수 있는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 확장 개발사업' 추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물동량 감소 추세가 지속된다면 컨테이너부두 확장 개발의 당위성이 사라지게 돼, 정부의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에 포함될 수 없기 때문이다.

▲330만TEU 달성에 '경고등'

23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13.8% 증가한 304만8516TEU를 기록했다. 2013년 216만TEU, 2014년 233만TEU, 2015년 238만TEU, 2016년 268만TEU로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더니, 처음으로 300만TEU대 고지를 밟았다.

IPA는 올해 물동량 목표치를 전년보다 8.2% 증가한 330만TEU로 설정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천항의 물동량 추세를 보면 목표 달성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천항의 월 평균 물동량은 25만4043TEU였다. 인천항이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보다 2만957TEU가 더 많은 '27만5000TEU'를 매달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인천항의 3월 물동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5% 감소한 '24만3808TEU'에 그친다. 27만5000TEU에 견줘 3만1192TEU가 모자라는 수준이다. 여기에 1·2월 물동량 실적 46만3788TEU를 더해 3개월 목표치(82만5000TEU)와 비교하면, 올 1분기에만 목표치에 11만7404개의 컨테이너가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4월에도 물동량 감소세가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목표치와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컨'부두 확장 계획 물 건너가나

문제는 항만 물동량 실적이 부두 확장 개발 명분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이다. 물동량 증가 추세를 보여야 정부가 부두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항만 건설 정책에 적극 반영한다는 의미다.

2015년 6월 개장한 인천신항 1-1단계 컨테이너부두가 지난해 150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며 전체 하역 능력(210만TEU)의 70%를 돌파하자, IPA가 그 무렵 긴급히 '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 개발사업 추진 전략 수립' 연구용역에 착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1-2단계 컨테이너부두 개발사업은 기존 1-1단계 컨테이너부두 양 옆으로 총 6개 선석(4000TEU급 2개·2000TEU급 4개)을 추가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천연구원 강동준 연구위원은 "앞으로 인천항 컨테이너 처리시설 포화에 대비해 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 개발 계획을 정부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는 올 하반기 인천신항 등 전국 신항만의 개발 계획을 담는 '2018년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을 확정한다. 그러나 인천항의 3·4월 물동량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 개발 계획의 포함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정부가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을 공표하는 시점이 하반기여서, 올 상반기 인천항 물동량 흐름도 검토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