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인천항이 '300만 TEU 시대'를 열었다며 자축 분위기에 들떴다. 그러나 불과 3개월 여 만에 위기론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컨테이너 물동량의 주축을 이루는 중국·베트남 항로의 물동량이 눈에 띄게 줄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항의 경기는 인천 지역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아직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중간의 첨예한 무역전쟁이 세계 무역량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동량 감소가 지속적이 되면 중장기적인 항만 확충 계획에도 차질을 빚어 인천 지역경제의 활력이 떨어질까 걱정이다.

인천항은 지난해 역대 처음으로 300만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며 세계적 컨테이너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항만업계에서는 이같은 성장세가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올 1·2월까지도 증가세를 보였던 인천항의 3월 물동량은 지난해 3월에 비해 5.5%나 감소했다.

특히 인천항 전체 물량의 60%를 차지하는 대 중국 물량이 11.2%(1만7311개)나 줄었다. 인천항 교역량의 2위를 차지하는 베트남 물동량도 그간 줄곧 늘어오다 감소세(2.1%)로 돌아섰다. 지나친 중국 쏠림 현상을 대비한 '포스트 차이나'로, 베트남 항로 확대와 신규 물량 유치에 공을 들인 것을 감안하면 의외다. 최근 한국해운연합(KSP)의 항로 구조조정으로 베트남 물량은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 우려된다.

중국 컨테이너 물동량의 급감에 대해서는 세계 무역환경의 변화뿐 아니라 중국의 환경규제 정책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국에 치중돼 있는 국내 폐자재 수출 길이 점차 막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물류 환경은 이제 막 세계적 컨테이너항만으로 부상하려는 인천항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악재다. 특히 처리 물동량은 향후 인천항의 부두 확충사업과 연계되기 때문에 자칫 인천항의 성장세가 꺾이지 않을까 우려된다. 인천시와 항만당국은 이같은 물동량 변화 추이를 예의주시, 지나치게 중국에 쏠려 있는 컨테이너 항로의 다변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