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가 포천시 국도 43호선에 위치한 대전차 방호시설(낙석)을 곧 철거한다는 희소식을 발표했다. 도 북부지역 접경 도시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오랜 숙원이었던 낙석에 대한 우려가 이제야 해소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낙석은 지난 1970년~80년대 전방지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길목에 대전차 방어용으로 집중 설치됐다. 대부분 설치된 지 30년 이상 된 노후시설이다. 이 때문에 낙석구간을 통과하는 운전자들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노심초사하며 통과하기 일쑤다. 혹시라도 낙석이 떨어져 차량을 덮치지나 않을까 걱정되는 까닭이다.

이렇게 낙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경기도-3야전군 정책협의회는 최근 우선 포천시 성동 낙석관련 문제를 해결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한다. 군(軍)은 낙석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대체 시설물을 조성한다는 조건 하에 기존 군 방호벽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낙석이 위치한 구간은 굽은 도로선형과 구조물 노후에 따라 교통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철거요구가 계속 제기돼 왔던 곳이다. 현재 도내에는 200여 곳의 낙석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경기도-3야전군 협의체가 도출해 낸 낙석철거계획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통상 안보관련 민원은 해결이 쉽지가 않지만 민·관·군이 오랜만에 힘을 모아 해결방안을 찾은 이유에서다. 특히 운전자들은 대환영하고 있다. 대다수 운전자들은 그동안 낙석 사이를 운전하면서 공포감마저 느꼈으나 이제는 그 걱정을 덜게 됐다. 또 접경지역 주요도로에 산재한 낙석들에 대한 안전 관리방안도 재검토될 전망이라 하니 다행이다.

낙석은 사실상 재검토돼야 할 방호구조물이라는 게 중론이다. 유사시 첨단무기가 총동원되는 입체전 시대에 전술적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 탓이다. 특히 요즘 지진이 빈발함에도 낙석에는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았다. 도로낙석의 경우 '철근 연결 없는 필로티' 구조라 지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차량통행이 많은 고가낙석은 강진 발생시 더욱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 낙석들에 대해 전술적 가치와 운전자들의 안전보장 측면에서 존치여부를 적극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