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았다. 아직까지 사고원인조차 밝히지 못했지만 그날의 참사를 기억하겠다는 각오만은 여전하다. 정부와 교계, 시민사회는 각각의 방식으로 추도행사를 진행한다. 해양수산부와 교육부가 공동주관하고 경기도교육청과 안산시가 지원하는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16일 오후 3시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엄수된다. 천주교는 서울과 수원에서 각각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개신교계에선 추모예배와 기도회가 잇따라 열린다. 국민들이 참여하는 문화제도 열렸다. 4·16 가족협의회와 4·16 연대 등은 지난 14일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4월16일의 약속 다짐 문화제'를 열어 '잊지 않겠습니다'는 각오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어찌 4·16 참사를 잊을 수 있겠는가. 전국에 생중계된 영상을 통해 배가 가라앉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보며 발만 동동 굴렀던 그날의 아픔이 아직도 생생하다. 4·16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큰 수치요, 살아 있는 역사다. 시민들의 집단적 기억을 통해 공유되며 아로새길 수밖에 없는 아픔이다. 더구나 지금은 뭐 하나 속 시원히 해결된 게 없는 상태다. 다섯 명의 미수습자가 아직 남아 있고, 진상규명 작업도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참사 당시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정부의 고소·고발도 철회되지 않은 채 그대로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들이다. 사람을 돕고, 상처를 치유하는 일 또한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아직도 그날의 악몽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상처가 클수록 일시적인 도움이나 행동으로 치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상처가 컸을 안산지역의 고통을 면밀하고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사안이 있을 때마다 편이 나뉘어 부딪히는 안산지역 현실이 안타깝다. 누가 절대적으로 옳고 그르다 할 수는 없다. 흔한 말로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고 화합하는 미덕이 지금의 안산에서보다 절실했던 경우는 흔치 않다. 편을 나누고, 갈라서고, 갈등하는 일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다. 잔인했던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올바른 방식, 그것은 서로 화합하고 보듬는 일이다. 깊은 상처 위에 더 굳건한 공동체를 다시 세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