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혜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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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교육감 후보'.

며칠 전 인천교육감 선거 한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에 갔다가 들은 말이다. 그는 보수진영에서 자신으로 단일후보를 추대했다며, 우파의 정통성을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우파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상정하고 거세게 비판했다.

프랑스 대혁명 시절 국민의회 개최 당시 왼쪽에는 왕정을 무너뜨리고 프랑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는 공화파가 앉았고, 오른쪽에는 예전의 왕정체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왕당파가 자리했다고 한다.

이 자리 배치는 루이 16세가 처형된 후 열렸던 국민공회 때도 마찬가지여서, 서민들을 대신해 급진적인 변화를 주장하는 '자코뱅파'가 왼쪽에, 부자 계층을 대표하며 점진적인 변화를 꾀하는 '지롱드파'는 오른쪽을 지켰다.

우리가 말하는 좌파와 우파 개념은 바로 여기서 비롯됐다. 선거철이 되자 더 자주 들린다. 좌우를 나누는 정치이념 공방과 색깔 논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마저 이래도 될까. 보수교육은 무엇이며 진보교육은 무엇인가.

수구(守舊) 사상을 바탕에 깔고 예의와 범절을 중히 여겨 가르치면 우파교육이고, 학교현장에 급진적인 변화를 꾀하면 좌파교육일까. 전교조 소속 선생님에게 배우면 좌파일까.

인천에선 이미 진보진영의 대표 정책으로 알려진 무상급식을 '우파 유정복 시장'과 '좌파 이청연 교육감' 체제가 손을 잡고 전국 최초 어린이집부터 고교까지 이뤄낸 바 있다.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이번 정책은 제한된 예산 범위 내 실현가능한 복지의 확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부모가 부자이던 가난뱅이든 이 나라의 학생이라면 차별 없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데 어떤 진영논리도 개입할 여지는 없다.

인천 교육감 후보들은 이제라도 부질없고 낡아빠진 편가르기식 정치 싸움이 아니라 교육 당사자들에게 이로운 건강한 정책을 무기로 대결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인천엔 이런 교육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