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도 교육박물관 건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폐교에 쌓인 귀중한 교육사료들이 그대로 묻히고 있기 때문이다. 남동구 옛 만월초등학교에 위치한 인천교육사료보관소에는 1970년대 교련시간에 들던 소총, 산수 시험지, 오래된 풍금, 교사 월급명세서, 주판, 칠판지우개 털이 등 '교육유물' 1만7000여점이 갈 곳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옛 만월초교 자리에 안전체험관이 들어서기로 계획이 잡혀 당장 짐을 빼야 할 상황이라는 데 있다. 올해 10월 전까지는 이전을 끝내야 한다. 현재 사료 포장 작업을 하고 있는 상태다. 하루빨리 교육박물관을 지어야 하는 이유다.

인천시교육청은 교육과 관련된 역사 자료를 수집해 2012년 만월초 4층에 상설 전시관을 운영했으나, 2015년 만월초가 옮겨 가면서 자료들만 빈 건물에 남게 됐다. 일반인에게 공개하던 전시관도 폐쇄됐다. 독립적인 교육박물관이 없는 인천에서는 이후 박물관 건립을 추진했지만,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창영초교가 인천 최초 공립학교인 점을 기념해 이 곳에 설치하기로 검토했으나, 학부모 반대 등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유휴교실이 있는 학교 가운데 사료를 전시할 곳을 물색해야 하는데, 관리 책임과 외부인 개방 등의 부담으로 선뜻 나서는 학교도 없다고 한다. 시교육청은 공간을 빌려주는 학교에 교육박물관 건립과 관련한 특전을 주는 등의 방식을 꾀한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현재 서울, 대전, 제주, 충북, 대구 등지에는 교육박물관이 있다. 서울의 경우 연간 10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다고 한다. 시교육청은 박물관 건립비로 약 1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다른 박물관도 중요하지만, 교육 관련 박물관은 꼭 있어야 한다. 자라나는 학생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필요하다. 과거에는 교육 과정이 어떻게 운영됐고, 학부모들의 교육 관련 삶은 어땠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체험 유물관'인 까닭이다. 시교육청의 예산 확보 여부가 교육박물관 건립을 가름할 변수이긴 해도, 이것만큼은 반드시 지어 학생과 시민들에게 개방했으면 싶다. 다른 시·도에 있는 교육박물관이 국내 '제2의 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에 없어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