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덕 인천금빛평생교육봉사단 회장
교직 정년퇴임 … 단원들과 14년간 활동

학생때부터 쓴 일기 '인천 생활사' 담겨

"정년이후 남은 생을 다하는 날까지 교육 기부의 삶을 살고 싶습니다."

44년간 쉼 없이 달려온 교직 생활을 마감하면서 홍성덕(77) 인천금빛평생교육봉사단(이하 금빛봉사단) 회장은 실의에 빠졌다. 손쓸 새 없이 지나버린 야속한 세월, 정년퇴임이라는 4글자 앞에 그 어떤 준비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에게 금빛봉사단이 손을 내밀었다. 2004년 인연을 맺은 이후 14년째 교육 봉사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홍 회장은 "유년 시절부터 57년 동안 학교만 알 던 우물 안 개구리가 바깥에 나오니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라며 "살아있는 동안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는 것을 절감했고, 교육을 통해 나눔의 주체가 되고자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인천금빛평생교육봉사단은 2002년 전문직 퇴직자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고 고령 인력을 지역사회의 평생교육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창단했다.

평균 연령 70.5세의 정년퇴직자 160명으로 꾸려진 금빛봉사단은 검정고시, 영어 교육을 비롯해 악기 연주나
미술치료, 건강체조, 가정폭력 상담, 서예, 독서 등 각계 분야의 전문가들을 주축으로 16년동안 교육관련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홍 회장은 2006년부터 실버유아보조강사 교육과정 수료 등 유아기 학습의 중요성을 들어 유아 교육을 위한 제반 연수에 뛰어들었다.

이를 계기로 손수 창안한 상형 문자를 교재 삼아 한자 지도에 나섰고, 특히 초등 교단에서 절실히 느꼈던 인성 교육에 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이에 인천 북구도서관에서는 그가 평생교육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해 2013년 모범 봉사상을 수여했고 홍 회장은 지난해 금빛봉사단의 수장에 올랐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그는 유년 시절부터 일흔을 훌쩍 넘은 나이인 지금까지도 일기를 써오고 있다. 그는 "1953년 제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해, 6·25전쟁이 끝나면서 어려웠던 시절 희망만은 잃지 말라는 당시 이윤경 은사의 권유로 일기를 써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쓴 일기는 단순히 개인적인 일과의 기록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소중한 의미로 남아있다. 교육자로 지내 온 일과들을 바탕으로 교육 반세기의 흐름과 인천 생활사의 순간들이 모두 그의 일기장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시절을 거쳐 교단생활 42년 등 일과들을 빠짐없이 기록했습니다. 현재는 297권이 넘는 일기장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글·사진 박혜림 수습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