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검단선사박물관장, 6년간 이발 봉사
거동 불편 어르신 800여명 머리 손질해드려
"40년 공직인생을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오롯이 시민분들 덕분입니다. 은혜를 갚고자 서툴지만 제 손길로 멋진 인생을 만들어드리고 싶었습니다."

1978년부터 공직에 몸담고 있는 김성호(59) 인천 검단선사박물관장은 지난 2012년부터 이발사로 제2의 인생을 살며 뜻깊은 주말을 보내고 있다.

김 관장은 서구에 위치한 나은병원에서 6년간 또 올해엔 남동구 초도요양원에서 격주 토요일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신앙심을 길러온 그는 성경의 말씀을 바탕으로 이웃을 위해 유익한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에, 야간으로 학원을 다니며 이용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2012년 6월부터 어르신들의 머리를 만지기 시작했다.

그는 "시민들의 귀한 세금으로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평소 시민들에게 빚을 지고 산다는 판단에 봉사하기로 마음먹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그의 손을 거친 이들만 800여명. 진심이 통한 듯 이발과 면도 등 김 관장의 세심한 손길을 통해 한결 말끔한 모습으로 새 단장한 어르신들은 늘 고마운 마음이다. 특히 초도요양원은 막상 가보니 전임 이발사도 없는데다가 건강이 많이 안 좋은 분들이 많아서 더욱더 신경을 쓴다는 그다.

김 관장이 쏟아 부은 시간과 정성을 증명해주듯 2014년 경인봉사대상, 2016년 대한민국나눔국민대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 19일엔 나은병원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그는 "사실 주말에 시간을 내 봉사하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지만 좋은 상장까지 주셔서 굉장히 뿌듯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은 공직 기간에도 또 직을 내려놓더라도 힘들고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미약하지만 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