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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8년 연속 세계 300여 개 도시 중에서 주택난이 가장 심각한 도시로 꼽혀온 홍콩의 주택난 해결을 위한 별난 아이디어 5가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홍콩 정부 태스크포스팀과 건축가, 부동산 개발업자 등이 홍콩의 사용 가능한 집터를 늘리기 위해 각종 아이디어와 새로운 제안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건축가 제임스 로는 홍콩 시내 인프라 프로젝트 건설 현장 부지 위에 만든 콘크리트 배수관을 소개했다. 사람이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높이였으며 여름철 냉방은 물론 실내 인테리어도 놀라울 정도로 완벽했다.

그는 한 달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 설계도 하고 'O파드(Pod)'도 건설했다. O파드는 2개의 공간으로 이뤄진 콘크리트 배수관으로 긴 의자와 접이식 침대, 선반, 작은 부엌, 벽걸이용 변기, 샤워실 등을 갖춘 9.3㎡ 넓이의 주거공간이다.

이 콘크리트 배수관은 건물 사이 사용하지 않는 좁은 공간이나 교량 밑에 설치할 수 있다. 이 O파드 원형은 홍콩의 수변공원에 전시되어 있지만 아직 상업적 생산에 들어갈 계획은 없다.

도서관식 주택은 이미 현실화된 아이디어다. 도서관식 주택은 50년 된 건물을 기숙사식 주거공간으로 전환한 것이다. 도서관 책꽂이처럼 만들어진 침실은 개인별 공간이고 부엌과 욕실은 공동으로 사용한다.

'퉁라우'로 불리는 이 공동주택은 홍콩의 아파트가 초고층화되기 전에는 아주 흔한 주거공간이었다. 홍콩 개발업체인 시너지비즈그룹은 이 퉁라우를 현대식으로 개조해 공동체 주거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임대료가 절반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해 젊은이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이 주택이 너무 협소한 공간으로 이뤄져 '관처럼 생긴 집'이라고 혹평한다.

세 번째 별난 아이디어는 하늘을 향해 아파트 층수를 더 높이는 방식이다. 건축가이자 교수인 데이비드 어드만은 기존 아파트의 층수를 더 높이면 같은 건물 안에 더 많은 사람을 입주시킬 수 있다고 제시했다.

어드만 교수는 이미 40층짜리인 기존 구조물의 꼭대기에 낮아도 5개 층, 높으면 25개층까지 층수를 더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홍콩대학 제자들은 공공아파트 층수를 높인 드라마 같은 설계도를 만들었다. 어드만 교수는 "이 아파트가 실제로 건설되는 것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콩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색다른 아이디어는 사람들을 바다에 떠 있는 유람선 안에서 살도록 하는 것이다. 홍콩의 리서치 단체인 '박사 거래소'가 제안한 이 아이디어는 2단계로 홍콩 남해안 바다에 대규모 인공섬을 여러 개 건설하자는 제안까지 담고 있다.

그러나 바다에 대규모 인공섬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중국 중앙정부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환경보호단체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도 높다.

마지막으로 홍콩의 컨테이너 항구를 고층 아파트로 개조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홍콩의 컨테이너항은 세계에서 5번째로 크다. 홍콩 정부 태스크포스팀도 주택 건설용지 부족난을 해결하기 위해 컨테이너항 개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364만㎡ 넓이의 이 컨테이너항에 아파트를 건설하면 수십만 명의 주민들이 살 수 있는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항구를 이전하는 방안과 항구의 크레인 위에 거대한 칸막이를 덮고 그 위에 아파트를 건설하자는 방안이 제시됐다. 홍콩 당국자들도 가능성이 큰 방안으로 보고 있으며 항만 운영업체들도 이 아이디어에 개방적이다. 그러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홍콩 주민들의 여론도 아직 불투명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