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시장·군수 후보자 78명만 공천 신청 … 2014년比 경쟁률 반토막
수원·고양·화성 등 6곳 '전략공천' 확정 … "무의미하다" 의견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전략공천을 늘리기로 하면서 인물난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들이 이번 선거를 기피하고 있고, 공천 접수조차 하지 않아 중앙당이 어쩔 수 없이 전략공천 카드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6·4 지방선거(2014년)에 비해 공천 경쟁률은 반토막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자들이 부족해 공천접수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오르지 않는 지지율 탓에 인물난을 겪고 있는 한국당의 상황이 그대로 드러났다.

22일 한국당 도당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6·13 지방선거에 출마할 31개 시장·군수 후보자를 공모한 결과 78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공천 신청자가 없던 의왕의 경우 도당이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추가 모집을 진행, 권오규 전 의왕시의회 의장이 뒤늦게 참여하면서 최종 79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새누리당) 기초단체장 공천 신청에 860명이 몰린 것과 비교하면 10%도 안되는 수준이다.

평균 경쟁률도 2.5대 1에 불과해 지난 선거 경쟁률인 5.4대 1, 지난 2010년 지방선거 4.7대 1의 경쟁률과 비교가 된다.

특히 지난 선거에서 용인시장 선거의 경우 16명이 몰렸지만 이번에는 광주시장 선거에서 최대 6명에 불과했다.

각 1명씩만 신청한 곳도 안양과 양평, 2곳뿐이었지만 이번에는 수원·안양·부천·평택·양주·고양·용인 7곳이나 된다.

한국당으로 시장을 준비 중인 한 예비후보는 "정부 여당의 지지율이 워낙에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한국당으로선 인재영입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인물난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당이 전략공천 카드를 꺼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 경기지역 내 전략공천 지역으로 확정된 곳은 수원·고양·용인·성남(인구 100만 내외도시), 안산(재해재난지구), 화성이다.

화성이 전략공천 지역에 포함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화성갑 선거구가 다선인 서청원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데다 선거에서 유리한 전략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해 지방선거에 투입할 '영입인사'를 임명할 거란 소문이 지역 정가에 떠돌았다.

또 당이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 단체장 공천에 3개 이상 당원협의회 위원장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지역에 대해서도 전략공천 등을 고민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평택, 남양주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인구 50만 이상 도시에 포함되는 안양과 평택의 경우 각각 이필운 현 시장과 공재광 현 시장이 단독으로 신청하면서 전략공천을 할 이유가 사라졌다.

하지만 경기지역에 뚜렷한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전략공천이 무의미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원과 고양, 성남 등 3곳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현재 시장이고 특히 수원과 고양은 각각 염태영 시장과 최성 시장이 3선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은 이 지역에 맞설 상대를 못 찾아 예비후보 등록을 한 인물들이 있음에도 전략공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은 정찬민 현 시장이 재선에 도전하기 위해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하면서 새 인물을 공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공천신청자를 상대로 서류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도당 공관위는 26일부터 면접심사 및 당협위원장 의견청취를 거쳐 각 선거구별로 후보자 선출 방식 등을 정할 방침이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