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문화공간 전성시대-파주 아지티]
▲ 카페 아지티 내부
▲ 커피 내리는 아지티 직원
▲ 아지티에서 열린 재즈공연.
▲ 아지티 교하도서관 서재
▲ 아지티 외부
▲ 정희교 아지티 총괄매니저
▲ 아지티 캐릭터
카페·무대·도서관 등 복합공간

40여 좌석 … 팝아트 초상화 눈길

독서 모임·스터디 등 활동 다양

도심을 벗어나 여유와 문화생활을 만끽하고 싶다면 경기도 파주로 떠나자. 파주는 북서로는 DMZ, 남으로는 고양, 동으로는 양주와 동두천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일산에서 조금 더 들어간 곳에 자리한 파주 운정신도시는 여유롭게 하루를 즐기고 싶다면 시간을 내서 가볼 만한 곳이다. 마침 이곳에는 한정된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문화예술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도 있으니 딱 좋지 아니한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 쿼카 '쿠이카'가 소개하는 '아지티'
저는 호주 출신입니다. 근데 왜 경기도 파주에 있냐고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 쿼카(Quokka)가 바로 접니다. 제가 있는 곳이 '행복'한 곳이라는 거죠. 파주 운정신도시에 위치한 '아지티'가 바로 그런 곳입니다.

이곳에서 음악을 듣고, 책도 보고, 커피에 음식까지 다양한 문화를 즐기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저는 아지티의 마스코트 캐릭터 '쿠이카'입니다.

이곳은 단층으로 구성돼 있지만 40여좌석으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을 수 있죠. 평화로운 아침에는 많은 손님들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수다꽃을 피웁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저 쿠이카에 맞는 공간 분위기도 중요하겠죠. 천장은 시옷(ㅅ)자 형태로 꾸며서 가만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지루하지 않고, 편안함도 느껴집니다.

벽면은 화려합니다. 아지티 원데이 클래스인 '팝아트 초상화 그리기'에 참여한 손님들의 그림들이 걸려있죠. 잘 찾아보면 아지티 직원들의 모습도 있을 거예요.

무엇보다 시원시원한 통유리 창문과 출입구는 이곳이 '열려'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주네요.

이곳은 특히 커피가 맛있습니다. 아메리카노와 라떼용 원두를 각각 다르게 블렌딩해 최적화된 맛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출입구 옆 한 공간에는 교하도서관 사서들이 매월 10일 추천책 50권을 배달해 놓은 '교하도서관의 서재'도 있어 월 1회 2시간씩 북클럽도 열립니다.

바로 옆에는 세미나룸도 마련돼 있으니 회의하실 분은 한 번 이용해보세요.

작지만 큰 공간인 아지티에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면 그게 바로 '소확행'(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아닐까요.

▲나만의 아지트가 필요하다면…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아지티'
아지티는 2015년 12월 오픈해 2년여 동안 지역주민들과 만나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했다.

초반에는 카페로 시작했으며, '홍선생미술' 파주지사 소속교사 복지차원의 공간이었다. 이제 아지티는 공연, 전시, 독서모임, 스터디 모임, 원데이클래스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으로 지역문화공동체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또 이마트, 초록우산 재단 등과 사회공헌 프로그램 개발·진행하면서 지역사회의 활발한 교류에 나서고 있다.

현재는 팝아트 초상화 전시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후 반고흐 그림 전시와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의 전시도 계획하고 있다.

공연은 2016년부터 지역예술단체 '앙상블 플렉스'와 함께 하는 '우리동네 라이브 클래식'을 분기별로 진행하며,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위해 현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또 학생들을 위한 체험학습을 진행 중이며, 올해는 여행사 '아지티 트래블'을 추가 설립해 체험학습과 여행 큐레이션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지역 공공기관 및 민간 영역의 단체들과 협력해 파주형 지역문화공동체를 설립할 계획이며, 학생들이 주도하는 인문학 그룹도 개설할 예정이다.

금촌에서 온 고객 신원석(42)씨는 "직업이 디자이너라서 카페가 곧 회사인데, 커피와 음식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이 손님을 가족처럼 대하는 게 편안하다"면서 "아지티를 통해서 많은 손님들이 서로 인간적으로 관계를 맺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문화혜택도 누릴 수 있어 지역의 좋은 장소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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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희교 총괄매니저

손님들 여유만끽 행복한 공간 됐으면 


"아지티는 행복을 고민하고 연구합니다."
정희교 아지티 총괄매니저는 "일상의 행복을 수집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과 함께 행복해지기를 희망하는 것이 아지티의 기본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아지티가 추구하는 운영 방향은 고객을 많이 모아서 장소가 커지고, 커피 한 잔을 더 팔아 이윤을 남기는데 있지 않았다.

실제로 단골인 한 고객은 노트북을 펼쳐놓고 카메라를 테이블에 올려놓은 채로 나가서 식사를 하고 자연스럽게 돌아올 정도로 편한 장소로 생각했다.

정 매니저는 "손님이 편하게 이곳에서 여유를 즐기고 마음껏 문화생활을 향유했으면 한다"며 "다른 카페에서는 손님들이 오래 있으면 직원들로부터 눈총을 받기도 하는데 괜히 손님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 오히려 가족처럼 대화를 나누는 일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역이 아직 공사를 하고 있는 건물들이 많아 손님들이 먼지를 뚫고 들어와야 해서 죄송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컸다. 그래서 마스크를 드릴 생각도 하게 됐다"며 "식사를 마친 단골손님에게는 맛에 대한 평가도 부탁드린다. 선뜻 이야기하기를 힘들어하지만 더 나은 요리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 하나씩 얘기해주고 그 내용을 반영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님들과의 소통을 통해 아지티를 그들 각자의 아지트로 제공하고 싶다는 것이 정 매니저의 바람이다.
정 매니저는 "이곳에 있는 40여개의 의자가 모두 꽉 찬 모습을 보고 싶다. 아이들은 보드게임이나 공부를 하고, 엄마들은 서로 이야기하는 등 온 가족이 다양한 문화를 편하게 즐기는 행복한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