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근 군공항이전 수원시민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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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읽어본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전래동화 이야기가 생각난다. 우애 깊은 형과 아우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재산을 똑같이 나누고 부지런히 일을 했다. 가을이 되자 형과 아우는 추수를 했고 수확한 볏섬을 똑같이 나누었다. 형은 아우를 아우는 형의 어려움을 생각하며, 한밤중 몰래 서로 볏섬을 져다 쌓아 놓았다. 다음 날 볏섬을 본 형과 아우는 깜짝 놀란다. 자기네 볏섬이 줄지도 않고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그날 밤 다시 형과 아우는 자기 볏섬을 옮기기려고 볏섬을 지고 가다 중간에서 딱 마주친다. 이제야 왜 각자의 볏섬 높이가 그대로인지 알게 됐다. 우리는 이 동화를 통해 서로 입장을 들을 수 있고, 자기 생각만 옳은 게 아니라 타인의 생각도 옳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지금 수원시와 화성시는 수원화성군공항 이전 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는다. '형제 도시'끼리 싸우고 있다. 왜 갈등을 겪어야 하는가.
예로부터 수원과 화성은 하나의 행정구역인 수원군이었다가 1949년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분리됐다. 이처럼 '한 형제'였는데, 갈등을 유발해서야 되겠는가. 이제 수원시와 화성시는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군공항 이전은 단순히 양 지자체의 문제가 아닌 남북대치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나라 전체의 현실적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수원화성군공항을 이전해야 하는 직접적인 배경은 주·야간 안정적 작전운용에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그 외에 도심지 군공항으로 인해 첨단시설로 확장이 불가하고 소음피해 소송으로 국가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에 국방부는 수원화성군공항을 최적의 요충지로 이전해 국가안보와 국방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국가안위를 위해 수원화성군공항 이전은 타당하다. 다만 군공항으로 인한 소음피해와 생활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게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아울러 국가를 상대로 군공항 이전으로 인한 화성시와 수원시의 상생발전 길을 찾아야 한다.
화성시의 경우 신규 군공항 주변지역에 직접 지원하는 5천200억원의 지원사업을 시행한다. 먼저 지역주민 지원사업으로 ▲소음완충구역 매입 및 피해보상사업 ▲이주단지 및 에너지타운 조성 ▲문화복지센터, 수변공원 조성, 미디어 복합지원센터 건립 등이 시행된다. 다음은 지역발전 지원사업으로 ▲스포츠사업, 보건복지사업, 기반시설 조성사업 ▲태양광발전사업, 매향 힐링스파, 수산물직판장 등의 사업을 시행하게 된다. 그리고 국가차원의 장기 지역발전 지원사업으로 현안사업과 SOC 기반사업을 추진한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지역발전을 앞당기고 다양한 산업·신도시를 조성할 수 있도록 화성 서부권 거점으로 발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수원시의 경우는 군공항 이전 부지에 스마트 시티를 조성해 4차산업의 전진기지로 개발하고 화성 동부권 지역과 동반 발전하는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이제 수원시와 화성시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대화와 소통이다. 소통 없이는 갈등을 풀어나갈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지금은 희미한 기억 속에 가물거리는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라면 광고를 생각해 본다. 이처럼 '수원화성군공항' 이전으로 인한 수원시와 화성시의 갈등이 해소됐으면 한다. 라면광고가 세간에 번졌던 것처럼 군공항 이전의 성공사례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