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 해수부 TF팀 구성에 "포화임박 컨터미널 개발 우선 … 순서 잘못됐다"
정부가 인천신항에 무인 자동화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인건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무인 자동화로 국내 항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인천항만공사(IPA)는 정부가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터미널 개발도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인 자동화를 추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해양수산부는 국내 항만에 무인 자동화를 도입하기 위해 스마트항만TF팀을 구성했다고 6일 밝혔다.
대상은 국내에서 컨테이너 물량을 가장 많이 처리하는 부산항과 그 뒤를 잇는 인천항이다.
연간 210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는 인천신항 1-1단계 컨테이너터미널들은 최첨단 시설을 갖췄지만, 하역 시스템만 자동화로 운영되는 수준이다.

해수부가 추구하는 무인 자동화는 국내에선 아직 적용된 사례가 없으며, 해외에선 중국 상하이 양산항이 대표적인 무인 자동화 부두로 손꼽힌다.
양산항은 터미널 내 모든 적재·하역·운송 작업의 원격조정이 가능한 100% 자동화 항만이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제어시스템 등을 통해 부두 작업 효율성이 높아진데다 인력을 70%까지 줄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무인 자동화 도입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최근 IPA 등과 함께 협의회를 가졌다.

그러나 IPA는 해수부가 스마트항만 구축 정책보다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터미널 개발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항은 당장 내년부터 컨테이너 처리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를 수 있는데도, 지금까지 전국 항만기본계획엔 신항 1-2단계 컨테이너 개발 계획이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IPA는 앞서 지난해 말 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 개발사업 추진 전략 수립 연구용역을 발주한 바 있다.
IPA 관계자는 "정부의 스마트항만 정책도 중요하지만 신항 1-2단계 컨테이너터미널 개발이 언제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인 자동화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