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40%대로 뚝
'한국지엠 철수설'이 불거진 후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의 내수 판매량이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때 전년 대비 250% 이상 증가한 판매 실적이 '한국지엠이 한국을 떠난다'는 소식이 확산되면서, 매 분기마다 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4분기엔 -40%대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인천본부는 자동차산업협회의 완성 자동차 내수 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내수 판매량은 2016년 신차 말리부 출시 효과로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지난해 2분기 이후엔 한국지엠 철수설이 부상하면서 급격히 줄었다고 20일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부평공장의 내수 판매량은 1만7000대로 전년 동기 257.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같은 해 2분기 1만4000대로 -9.9%를 기록한 뒤 3분기 -21.5%(1만1000대), 4분기 -45.9%(1만1000대)로 매 분기마다 판매 실적이 급감했다.

자동차 판매 대수는 1분기에서 2분기로, 2분기에서 3분기로 넘어가면서 3000대씩 줄었다.

인천본부 관계자는 "말리부 출시 이후 후속 모델 부재로 내수 점유율이 낮은 수준에 머문 데다 한국지엠 철수설로 소비자 신뢰가 저하됐다"고 진단했다.

부평공장의 수출 실적도 급감했다.

지엠의 글로벌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수출 실적(7만대)이 전년 동기 대비 -9%의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앞서 부평공장의 수출 실적은 2분기(7만7000대)와 3분기(6만9000대) 때 각각 3%, 17.2%로 상승 흐름을 타던 상황이었다.

인천본부는 부평공장의 전망도 내놨다.

인천본부 관계자는 "부평공장의 운명은 최근 진행 중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결과와 지엠 본사의 글로벌 구조조정 향방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올해 1월 시작된 한미 FTA 개정 협상을 통해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부활하면 미국 수출 비중이 큰 부평공장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부평공장의 대미 수출은 17억8000만달러로 전체 수출국 중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