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실패했지만 세계에서 3번째로 3개 대회 연속 메달
한국 스케이팅 메달 11개(금4, 은5, 동2) 중 3개나 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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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가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와 함께 트랙을 돌며 인사하고 있다./강릉=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빙속여제' 이상화가 위대한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상화는 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준우승했다.

이날 이상화는 31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5조 아웃코스에서 출발했다.

레이스 초반 100m를 10초20으로 끊으면서 바로 앞 14조에서 뛴 후 1위에 올라있던 고다이라 나오(일본)의 100m 기록(10초26)을 앞선 것으로 전광판에 표시되자 안방 관중들은 엄청난 환호를 보내며 이상화를 응원했다.

하지만 막판 스퍼트가 못내 아쉬웠다. 이상화는 나머지 400m를 27초13에 주파하면서 37초3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고다이라는 초반 100m에서 이상화보다 늦었지만 이후 무서운 질주로 나머지 400m를 26초68로 통과, 최종 36초94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는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가 나온 것 같다"며 "그것만 아니었더라면…"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어 "초반 100m에서 제가 빠르다는 걸 저도 느꼈다. 너무 빨라서 그런 속도를 오랜만에 느껴봐서 너무 주체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이런 환호를 받는다는 게 새롭고 적응이 되지 않았다"면서 "재미있긴 했는데 결과는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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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가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와 함께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강릉=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이날 은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는 올림픽에서 이 종목 3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는 역대 3번째 기록이다.

이전까지 역대 3개 대회 연속 메달리스트는 올림픽 3연패(1988년·1992년·1994년)를 차지했던 미국의 보니 블레어와 독일의 카린 엔케(1980년 금메달, 1984년 은메달, 1988년 동메달) 뿐이었다. 이상화는 이날 은메달을 추가하면서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한 '우리나라 빙상의 역사'가 됐다.

한국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 대회까지 역대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총 11개(금메달 4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의 메달을 획득했는 데 이 중 이상화가 3개를 책임졌다.

한편, 이날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낸 고다이라는 일본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낸 선수로 우뚝 섰다.

특히, 고다이라는 이날 금메달로 오랫동안 일본 동계올림픽 대표팀을 괴롭혔던, '주장으로 선임된 선수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다'는 믿지 못할 징크스를 날려버렸다.

1960년 스쿼밸리 동계올림픽부터 선수단 주장을 뽑아 온 일본은 지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까지 무려 54년 동안 동계올림픽 대표팀 주장이 금메달을 단 한 차례도 획득하지 못하는 징크스에 시달려왔다./강릉=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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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여제' 이상화가 18일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빙판 위를 질주하고 있다./강릉=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