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외국인 손님에 717OP 개방
구선봉부터 해금강까지 한눈에
참가 외국인 이구동성으로 찬탄
"숨막힐 듯 아름다운 장관, 그러나 왠지 슬프네요."

올림픽 기간 동안 평창을 찾은 외국인들의 이목이 남북 분단의 현장에 쏠리고 있다.

특히, 북한이 이번 올림픽에 동참하면서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비무장지대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이에 지금 강원도에서는 많은 외국인들과 해외 미디어가 조직위원회와 강원도가 운영하는 DMZ 투어에 참가하고 있다.

군이 문재인 정부의 '평화 올림픽' 기조에 맞춰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최전방 관측소(717OP)를 외국인 손님들에게 개방한 것이 계기가 됐다.

올림픽 기간 동안 매일 진행되는 투어에는 하루 최대 80명까지 참가할 수 있는데, 거의 매번 정원을 꽉 채운다.

기자는 13일 이 곳을 방문했다.

까다로운 신원조회와 철저한 검문검색을 걸친 후 군의 안내를 받아 산속을 굽이굽이 돌아 도착한 717OP.
이 곳은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도 약 3.8㎞ 정도 북쪽으로 더 들어갈만큼 북과 가까워 금강산과 북한군 초소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다.

국군의 초소와 가장 가까운 북한군 초소와의 거리가 580m밖에 되지 않는다.

많은 외국인들은 한반도의 분단과 남북의 대치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717OP에 도착하자 모두 탄성을 내질렀다.

약 5분 동안 군 관계자의 브리핑이 한국어와 영어로 이어지는 동안 투어 참가자들은 숨을 죽인 채 귀를 기울였다.

"비무장지대는 군사분계선(휴전선)으로부터 남·북으로 각각 2㎞씩 남·북으로 펼쳐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오래 전 북한군이 일방적으로 이 일대 북쪽 비무장지대 경계선에서 1.2m 남하해 초소를 설치했고, 국군도 이에 대응해 경계선보다 더 북쪽에 초소를 설치하면서 현재 717OP에서 바라보이는 '남북의 코앞 대치' 상황이 만들어졌다."

브리핑실 옆에 위치한 717OP 전망대에 올랐다. 왼쪽에는 금강산 비로봉 등 내금강이, 오른쪽에는 해금강과 아름다운 동해바다가 펼쳐졌다.

중간에는 김정은이 현지 지도를 하고 갔다는 북한군 초소가 남쪽을 바라보고 있다.

서해부터 300㎞가량 이어지는 군사분계선 표시용 말뚝 가운데 가장 오른쪽 것도 볼 수 있다.

왠 말뚝인가 했는 데 군사분계선에는 철책이 없다고 한다. 작은 말뚝이 일정한 간격으로 박혀있을 뿐이라고.

우리가 가끔 TV 등을 통해 보는 철책은 군사분계선이 아니라 비무장지대 남쪽 경계선에 설치된 것이다.

금강산 일만이천봉 가운데 가장 오른쪽 봉우리인 구선봉도 보인다.

동해바다와 붙어있는 작은 바위산처럼 보이는 구선봉이지만, 망원렌즈로 당겨진 화면을 통해 확인하니 북한군이 무기를 숨겨놓고 있다는 작은 구멍들이 보였다.

그 안쪽으론 금강산 관광이 이뤄지던 시절 관광객들이 탄 버스가 오고갔을 도로가 황량하게 방치되어 있다.
그 곳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숨막힐 듯한 풍경(breathtaking scenery)이다. 너무 아름답다. 그런데 슬프다"고 말했다.

사진촬영 금지구역인 이 곳을 들어가기 전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통일전망대에서 모두 맡기고 출발했기에, 참가자들은 이 아름답지만 슬픈 분단의 현장을 그저 눈으로 담은 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717OP(고성 DMZ)=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