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얼마만큼 우리의 의지대로 살아가고 있을까. 이 시의 논법대로라면 모든 것은 '순전히 내 의지'로 이루어진다. 순전히 내 의지로 기차가 오고, 버스가 출발하고, 비행기는 멈춘다. 심지어 지구도 '순전히 내 의지'로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유의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은 없다. 그러나 이 시를 계속 읽다보면, '순전히 내 의지'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내 의지와 '무관하고 무의미하고 무성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뇌과학자와 심리학자들이 자유의지의 유무에 대해 논쟁을 하고 있지만 김언 시인은 또 다른 차원에서 '자유의지'에 대해 성찰하고 있다. 이 시에서 '자유의지'는 마치 '의지'로부터 '자유'로운 상태, 곧 '의지가 없는, 무의미한 상태', 그러니까 무성의하게 피동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삶을 비꼬고 있는 듯하다. 과연 우리는 자신의 삶을 주도하고 순간순간 선택하고 결정하는 '주인'일까? 실제 우리는 '자유'와 '의지'를 모두 잃은 채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우리는 '자유의지'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착각'하거나 혹은 '환상'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수없이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시'이다.
/ 강동우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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