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서류 서식지 27곳 중 12곳 쓰레기로 오염
물웅덩이 방치·사방공사 진행돼 훼손 불가피
▲ 인천 연수구 문학산 자락 양서류 서식지에 쓰레기가 방치돼 있다.
▲ 인천 연수구 청량산 포망골약수터 물웅덩이가 방치돼 있다.
인천 주요 양서류 서식지가 쓰레기로 가득해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와 맹꽁이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환경단체는 인천시가 양서류 서식지에 대한 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양서류 서식지인 계양산과 원적산 등의 계곡과 논습지·저지대 습지 27곳을 조사한 결과, 12곳이 쓰레기와 제초제 등으로 오염됐다고 12일 밝혔다.

이 단체는 작년 3월부터 9월까지 총 23차례에 걸쳐 27개 지점에 대한 서식 현황을 조사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양서류의 생존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인은 쓰레기다.

만월산 터널 옆 산란지와 문학산 자락에 위치한 계곡에는 농약통과 비료포대 등 쓰레기가 가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식지에 쓰레기가 가득한 탓에 양서류는 자유롭게 번식을 하거나 활동하기 어렵다.

인천시가 환경 개선을 위해 조성한 물웅덩이도 방치되고 있었다.

서구 꽃메산에 위치한 물웅덩이는 돗자리와 신문지·비닐봉지 등과 같은 생활용 쓰레기로 녹조 현상이 발생했다.

또 연수구 청량산 포망골약수터 물웅덩이도 물이 부족해 부화한 산개구리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시는 2009년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해 3억원을 들여 139개 물웅덩이를 만들었지만 이끼가 가득차거나 물이 고여 있지 않아 제 기능을 상실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추가로 사방공사가 진행되면서 양서류 서식지가 더욱 파괴될 것이라고 이 단체는 우려했다.

사방공사로 설치된 구조물은 물과 뭍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생활하는 양서류에 치명적이다.

실제 2015년부터 작년까지 사방공사가 진행된 계양구 목상동 물웅덩이에서 양서류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올해 사방사업 계획지는 총 8곳이다.

사방공사 필요성을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예정지에 대한 생태조사와 생태통로 설치 등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서식지 기능을 상실한 습지 관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심곡천 하류 등을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한 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