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명절 선물 … "신명나게 즐겨보세"
▲ 지난해 열린 '월미공원 설맞이 민속한마당'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사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17·18 미림극장 '맹진사댁 경사' 상영
16·17일 월미공원 민속한마당 행사
17일 포크송·18일 생황 공연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구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온 가족이 둘러앉아 오손도손 이야기 나누는 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바쁜 나날을 보내던 이들이 잠시나마 가족의 의미를 떠올릴 수 있는 날이 바로 명절이다. 인천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이들, 또 명절조차 가족은커녕 쳇바퀴 굴러가듯 똑같은 하루를 보내는 이들을 위한 희소식이 있다. 설 연휴에도 인천엔 문화가 흐른다. 인천에서 명절을 보내는 이들을 위해 영화부터 음악, 라이브 공연, 전통 체험 행사까지 문화가 있는 '꿀 연휴'를 즐겨보자.


# 영화도 보고 행운도 뽑고
미림극장에서는 설 연휴 중 17~18일 국내 영화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알려진 '맹진사댁 경사'를 상영한다.
돈으로 벼슬을 산 맹진사는 명문가와 사돈을 맺기 위해 외동딸 갑분이를 도라지골 김판서의 아들 미언에게 시집보내려 한다. 그러나 도라지골의 어느 선비로부터 '미언이 절름발이'라는 소문을 듣게 된다. 갑분은 "병신에게 시집갈 순 없다"며 펄펄 뛰고, 맹진사는 고민 끝에 갑분이의 하녀 이쁜이를 대신 미언에게 보낼 계획을 짠다.
이 작품은 오영진의 유명 희곡을 바탕으로 초기 한국 영화에서 아버지 역을 도맡았던 김승호와 김진규·최은희 등 당시 최고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1962년 제작됐으며, 당시로선 드문 컬러 영화로 어르신들의 옛 추억을 소환할 만하다.
극장은 추억 영화와 함께 설을 맞아 포춘쿠키 이벤트를 연다. 극장을 찾은 관객을 대상으로 하루 100개씩 총 200개를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이 중 당첨메시지가 들어있는 포춘쿠키는 1일 20개 뿐. 행운의 주인공은 고전영화 관람권 2장을 받는다.
영화는 오전 10시30분, 오후 12시50·3시10분에 볼 수 있다.
신안수 매니저는 "새해 명절을 맞아 지역에 계신 어르신들에게 소소하지만 기분 좋은 선물을 드리고 싶어 기획했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 '맹진사댁 경사'도 보시고 선물도 받아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명절엔 역시 전통놀이지!
온 가족이 명절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체험 행사가 열린다.
월미공원사업소는 설 당일과 17일 이틀 동안 월미공원 내 양진당 일원에서 '2018년 월미공원 설맞이 민속한마당 행사'를 연다.
㈔서도창배뱅이연구보존회에서 주관하며, 풍물놀이와 '경서도창', 전통 무용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며 명절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전통 가락을 감상할 수 있다.
가족의 단합력을 뽐낼 수 있는 '가족민속놀이 대항전'도 열린다.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등 간단하면서도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놀이로 진행되며, 우승하면 소정의 상품을 받게 된다. 대회는 오후 1시30분~오후 2시, 오후 2시30분~오후 3시 열린다. 이밖에도 복조리와 솟대를 만들어 보는 행사가 마련된다. 특히 연휴 내 전통 한복을 입고 공원을 방문하는 시민은 '물범카 무료 이용권'을 받을 수 있다.
민속한마당 행사는 오후 1~4시 진행하며, 공원을 찾는 누구나 무료로 함께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월미공원사업소 홈페이지(wolmi.incheon.go.kr)서 확인하면 된다.

# 명절도 포크송과 함께
설 연휴에도 인천 대표 재즈클럽 버텀라인에선 공연이 끊이질 않는다. 오는 17일 오후 8시30분 '고향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포크 싱어송라이터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권형은 컴필레이션 음반 '젠트리피케이션'으로 한국대중음악 특별상을 수상하며, 딥플로우, 서사무엘, 9와 숫자들, 이장혁 등과 함께 'Incheon - Sound of Incheon'에 참여하며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엔 싱글앨범 '수봉공원'을 발표하며, 한때 인천 대표 명소였지만 지금은 사라진 '수봉놀이동산'에 대한 향수를 노래해 주목받고 있다. 이날 '수봉공원' 수록곡과 자작곡 등을 통해 특유의 감성을 선물할 예정이다.
차분하고 담담한 특유의 감성으로 기타를 잡는 파제(Pa.je)는 지난 2015년 음악인노동조합인 '뮤지션유니온'에서 발매한 '너를 떠나보내고' 등에 참여했으며, 2016년 싱글앨범 '미로'를 발매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살롱노마드, 카페언플러그드 등에서 관객에게 잔잔하고도 묵직한 감동을 전하며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날 '아침', '제주의 봄' 등 본인만의 색깔을 담은 자작곡 등 따뜻한 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이권형과 파제는 지난 2016년 '다시 만난 겨울' 등 버텀라인에서 꾸준히 함께 호흡하며 인연을 쌓았다. 또 싱어송라이터 박영환과 함께 '인천의 포크'(가제) 컴필레이션을 준비하며 지역 음악씬에 활기를 불어넣을 기대되는 신인 뮤지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허정선 버텀라인 대표는 "이번 공연은 설날 고향에 못 가신 분들과 오랜만에 인천 고향을 찾아 명절을 보내는 분들 모두에게 위로의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료 5000원. 중구 신포로 23번길 23. 032-766-8211

# 신비롭고 다채로운 생황의 울림소리
엘림아트센터는 품격 있는 설 명절을 위해 국내 생황 연주자의 대표 급으로 알려진 김효영을 초청해 오는 18일 오후 4시 '생황이야기' 공연을 올린다.
생황은 바가지나 나무로 울림통을 짜고, 거기에 17개의 대나무 관을 꽂아 울림통 옆으로 낸 취구에 숨을 불어 넣어, 죽관 아래에 붙인 금속성의 떨림판이 울리면서 소리를 내는 악기다. 국악기 중 유일하게 화음을 내는 악기로, 단소와의 이중주에 주로 쓰인다.
김효영은 한국의 대표적인 생황 연주가로, 조선 말 명맥을 잇지 못하고 전승이 끊겼던 악기 '생황'을 현대에 걸맞게 재해석 해 다시 주목받게 했다. 김 연주자는 생황 음악을 만드는 작곡자이자 여러 악기와 함께 다양한 분야와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음악가로 평가받고 있다. 2006년 이후 매년 전곡 초연 독주회를 통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국립국악관현악단, KBS국악관현악단, 대전시립연정국악단, 충주시립우륵국악단, 대구MBC교향악단, 창원시립교향악단, 충북도립교향악단 등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2016~2017 독일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한국음악제 개막공연에 2년 연속으로 초청된 바 있다.
이날 'Peaceful mind', '제망매가', '생황을 위한 푸리', '고즈-넋', '찬기파랑가', '눈물', '아리랑' 등의 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한국리스트협회와 이즈앙상벌 소속인 조영훈이 피아노를, 클래시칸 앙상블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찬욱이 첼로를 맡는다.
전석 1만원이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032-289-4275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