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전용부두 조성 등 인프라 개선돼 가능성 높아
올 5월 인천항에서 11만여t급 크루즈선을 띄우는 롯데관광개발이 '인천항 모항 징크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관광은 인천에서 출발한 크루즈선이 인천항 갑문과 접촉하는 사고를 내거나, 정박할 곳이 없어 화물 전용 부두에서 여객 맞이를 하는 등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를 갖고 있다.

7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인천항만공사(IPA) 등에 따르면 2011년 5월 5만3000t급 크루즈선 '코스타클래시카' 호가 인천항에서 출항했다.

롯데관광이 크루즈 선사인 코스타크루즈와 전세선 계약을 맺어 인천항에 유치한 인천~제주~상하이 일정의 크루즈선이었다.

그러나 코스타클래시카 호는 출항 때부터 삐끗거렸다.

1000여명의 여객을 태우고 갑문을 통과하다 선박이 갑문에 접촉해 배의 앞부분에 흠집이 난 것이다. 이 탓에 갑문시설도 손괴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1년 뒤 인천에서 출항한 7만5000t급 크루즈선 '코스타빅토리아' 호의 기억도 좋지 않다.

코스타빅토리아 호는 당시 인천항에 입항했던 크루즈선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지만, 인천항의 대접은 시원치 않았다.

선박 크기 제한으로 내항에 입항할 수 없게 돼, 원목과 철재를 취급하는 북항 부두에 접안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을 겪은 것이다.

롯데관광 관계자는 "빅토리아 호를 운영할 때 정박할 곳이 없어 화물항인 북항 부두를 이용해 허허벌판에서 손님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롯데관광이 올해 5월 띄우는 11만4000t급 크루즈선 '코스타세레나' 호도 불과 1년 전 징크스를 겪은 전력이 있다.

지난해 2월 국내 여행사 투어컴크루즈가 코스타세레나 호를 운항하려 했지만, 자금 유동성 악화로 출발 하루 전 출항을 취소한 바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인천항 크루즈 인프라가 개선돼 이번 크루즈선 운항 땐 롯데관광이 인천항 모항 징크스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IPA 관계자는 "인천항은 크루즈 전용 부두가 조성돼 크루즈선의 안전과 편의 면에서 최적의 여건을 갖춘 상태"라고 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