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하탑초 전통의례 졸업식 '눈길'
▲ 7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하탑초등학교에서 열린 제25회 책례 졸업식에서 한복을 입은 졸업생들이 선생님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전통의례', '선비문화체험', '연극', '영상제' 등 경기도 내 졸업식이 변화하고 있다.

7일 오전 11시쯤 성남 분당구 하탑초등학교 6학년 1반 교실 앞 복도에서는 꽃다발을 든 가족들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교실 안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각자 꽃잎이 담긴 물컵을 갖고, 자신의 미래 꿈을 축복하는 '부화 예식'을 시작했다.

'부화'는 꽃을 물에 띄우는 예식으로, 자신의 물컵을 들고 나와 교실 앞에 놓은 큰 그릇에 차례대로 부으며 꽃송이를 한데 모았다.

이어진 순서에서는 담임교사와 부모님을 향해 졸업생들이 순서대로 절을 올린 뒤, 지난 1년간 학교생활이 담긴 영상을 TV로 시청했다.

한복을 입은 학생들은 어색한 듯 표정을 지으면서도 짝꿍과 함께 즐겁게 녹차와 송편을 나눠 먹었다.

하탑초는 2015년부터 올해로 4년째 '책례(冊禮)'를 본뜬 졸업식을 열고 있다.

'책례(冊禮)'는 서당에서 책을 한 권씩 마칠 때마다 훈장님께 감사함을 행하던 전통 의례다.

하탑초 교사는 "책례 졸업식을 통해 학생들은 선생님과 부모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갖고, 일년 동안 함께한 친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자연스레 되새기고 있다"면서 "전통의례를 현대에 맞게 재구성해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식순을 구성했다"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전교생이 강당에 모여 내빈축사, 졸업증서 전달, 송사 및 답사 순으로 진행했던 딱딱한 형식에서 교실별로 특색 있게 진행된 이날 졸업식은 졸업생과 학부모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

졸업생 이현우(13)군은 "책례 졸업식을 하면서 친구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면서 "색다르게 한복을 입고 진행해 더 알찼고, 존중 받는 분위기에서 졸업식을 진행하니, 정말로 졸업을 하는구나 싶어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처음에는 입을 한복을 준비하라고 해 번거로웠는데, 경건하게 졸업식에 임하는 딸의 모습을 보니 평범한 졸업식보다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성남 하탑초 이외에도 졸업식을 한 파주 한가람초에서는 졸업식에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교장이 직접 색소폰 공연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졸업생들을 위한 선곡으로 팝송 'I can't stop loving you' 등 3곡을 색소폰으로 연주했다.

이밖에도 오는 9일 졸업식을 하는 안산 별망초는 3개 반 학생들이 직접 출연하고, 자체 편집한 15~25분짜리 단편영화를 상영하고, 용인 산양초에서는 학생들은 각자 미래에 꿈꾸는 직업을 표현한 코스프레 의상을 입고 졸업식에 참여한다.

용인 백현고 학생들은 담임교사를 꽃가마에 태워 졸업식장에 입장할 예정이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