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일 디스에이블드 대표 '늘 가까이' 프로젝트 통해 예술활동 지원
▲ 이다래 작가 작품이 스마트폰 케이스로 재탄생.
발달 장애인의 예술 작품을 생활용품으로 재탄생시켜 판매하고 수익금으로 전시회를 열어주는 청년 소셜벤처기업이 있다.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는 '디스에이블드(www.thisabled.co.kr)'다.

김현일(28) 디스에이블드 대표는 7일 "발달 장애인 중 예술 분야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이들의 작품을 리디자인 등을 거쳐 상품화한 뒤, 그들이 예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수입원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스에이블드는 실생활 제품에 발달 장애인 15명이 직접 그린 그림을 입혀 파는 '늘 가까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휴대폰 케이스와 보조배터리, 파우치, 골프공 등에 특별한 예술 작품을 담는다. 마치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 같은 느낌이다.

김 대표는 "수익금이 쌓이면 발달 장애 예술가를 위한 전시회를 열어 준다"며 "최근에 전시회를 가졌는데 작품을 감상한 관객이 발달 장애인의 작품이란 사실을 알고 놀라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상품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는 "장애인이 만든 상품이니 무조건 사달라는 방식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상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그 덕분에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 한번 구매한 고객들의 재구매 비율도 꽤 높다"고 했다.

김 대표와 발달 장애인의 인연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생 때 바로 윗집에 발달 장애가 있는 피아니스트 형이 살았어요. 의사소통은 어려웠지만 천재성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발달 장애에 선입관을 갖지 않고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됐죠."
성인이 된 김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찾아간 전시회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발달 장애 예술가들의 그림에 영감을 얻어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디스에이블드는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최근엔 인천항만공사의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 '인천항 두드림(Do-Dream) 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도 구매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데 역량이 부족해 추진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도움을 받기 위해 두드림 사업에 지원하게 됐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천항만공사와 함께 사회적 가치 실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 대표는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한 청년이다. 그의 도전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2년 전 학교를 다니면서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부모님이 믿어주고 응원해주셔서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앞으로도 디스에이블드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