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여기저기서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보여진다. 어제까지 한 지역에 환경피해를 끼치는 기관을 이끌어 오다가 오늘은 그 지역의 단체장 선거에 나가겠다는 등의 모습이다. 지난해까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을 지냈던 이재현씨 얘기다. 이씨가 6일 여당의 인천 서구청장 후보에 출마할 것을 공식 선언했다. 30년 행정·경영 자산을 서구의 환경과 미래 발전을 위해 모두 쏟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30년 경력 대부분은 인천 서구에 환경피해를 끼쳐왔던 환경부다. 말년의 경력도 서울의 쓰레기를 차질없이 인천 서구에 묻어야만 하는 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이었다. 그러면 이제부터는 말을 바꿔타고 그 반대행보에 나서겠다는 것인가. 아무리 선거라해도 주민들을 낮춰보는 행태가 아닌지 의아스럽다.

이씨는 인천 서구를 스마트-에코시티로 조성하는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또 매립이 종료되는 제2매립장 부지 등 유휴 부지를 시민생태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약속도 있었다. 그러면서 "수도권매립지 연장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찬성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수도권매립지공사의 인천 이관에 대해서는 "공사가 이전되면 운영적자로 오히려 지역 주민들이 부담을 받게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그렇다면 그는 중앙정부 공무원이면서도 내심으로는 수도권매립지를 조기 종료시켜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는 말인가. 또 수도권매립지공사를 인천으로 이관하지 않고도 이 일대를 스마트-에코시티나 시민생태공원으로 바꾸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인천시민이 다 아는 바와 같이 그는 공사 재직 기간 중 서울시민들을 위한 전처리 시설 설치 등을 추진해왔다. 공사를 인천으로 가져오지 않겠다는 것은 서울 쓰레기를 원활히 처리하기 위한 현 상태로 유지하겠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늘공(늘상 공무원·직업공무원)'들의 출마선언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민들은 이 자리 저 자리 다 채우고도 정년 연장의 수단으로 출마하는 게 아닌가 색안경을 끼고 본다. 이씨의 출마가 인천 동구나 남구가 아닌 하필 서구라는 게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