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논설위원
황혼에 빛을 내는 노인들이 있다.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가진 고령 은퇴자들이 교육봉사에 앞장선다. 지난 2002년 16개 시·도에 창단한 금빛평생교육봉사단 중 인천금빛평생교육봉사단은 규모와 활동에서 선도적인 봉사단체로 인정을 받고 있다. 몇몇 시·도가 봉사단 운영을 고민하고 있지만 인천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많은 160명이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평균연령은 72.2세다. 55세부터 70세까지 비교적 '젊은 노인'층도 38.8%를 차지한다. 초·중등학교 교사 출신들이 10명 중 4명이며, 전문직·예체능·공직 은퇴자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이 봉사단은 학습, 예술, 상담, 서예, 독서, 체육 분야에서 138개 기관을 대상으로 128명이 1만158회의 교육봉사활동을 펼쳤다. 봉사단의 운영을 맡고 있는 인천시 북구도서관에 따르면 학습 수혜자도 14만624명에 이른다고 한다. 단원들은 자체적으로 12개 학습동아리를 구성해 유대를 강화하고 여가선용에도 나서고 있다. 검정고시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사랑학교'는 지금까지 54회에 걸쳐 478명의 중·고졸 합격자를 배출했다. 봉사단 자치협의회는 국악, 동화 구연, 레크리에이션, 상담, 서화, 숲 해설, 역사탐방, 영어, 하모니카, 한글문예, 한자 등 학습동아리 활동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2018년도는 단원 구성빈도가 낮은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전문직 은퇴자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길어진 노년기에 대한 관심과 활용은 인생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발달이론이 태동한 초기와 달리 1950년대 들어 전생애발달이론은 노년기의 성장과 발달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백세시대'를 맞아 '학습하는 인간'이 화두이다. 노년기 봉사활동은 노년교육의 비중 있는 테마이다. 노년교육은 '노인을 위한 교육', '노인에 관한 교육', '노인에 의한 교육'을 통해 세대공동체 교육을 지향하는 학문분야이다. 이 중 '노인에 의한 교육'은 학습자가 인생의 경험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다. 노인이 주체로 교육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봉사활동은 노년교육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노인집단은 돌봄의 대상 또는 주변인이 아닌 사회의 주류에 통합된 지역사회 공헌활동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각 교육청은 금빛봉사단에 대한 예산지원 규모를 삭감해 왔다. 고령화 사회의 역현상이다. 누구나 노년세대가 될 미래의 기틀을 다지는 의미에서도 금빛평생교육봉사단은 선진국 은퇴자협회와 같이 전문 봉사단체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