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한국 베트남 웰빙푸드 카페 '더웰' 대표
▲ 베트남 호치민시 푸미흥 지역에서 건강주스·샐러드카페 '더웰'을 운영중인 송한국(가운데)씨가 직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
"2002년 한국과 비슷한 축구 열풍"

"교민 입소문 통해 현지 고객 늘어"

"베트남 직원들이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느라 아예 손을 놓고 있네요. 울고불고 난리도 아닙니다."

최근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베트남 대표팀이 자신보다 강팀들을 '도장 깨기' 식으로 격파해 나갈 때, 그야말로 베트남 전역은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베트남 호치민시 푸미흥 지역에서 웰빙푸드 사업을 하는 송한국(35)씨는 28일 "어제 축구 결승전이 시작되자 베트남 직원들이 일에 집중하지 못하더라"며 "베트남 사람들이 축구 경기에 환호한 모습은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인들이 기뻐한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송씨는 혼자의 힘으로 베트남에서 사업을 일궈낸 인천 출신 사업가다.

한국에서 인기를 끈 웰빙푸드가 베트남에서도 통할 것으로 예상하고 직접 상품을 개발한 뒤 사업에 뛰어들었다.

송씨는 "호치민시에 건강주스·샐러드카페 '더웰(The Well)'를 차리고 건강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다"며 "고객 대부분은 한국 교민들이지만 입소문이 나 베트남 고객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업의 길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현지에서 재료와 포장재 등 모든 것이 부족했고 질 좋은 수입산은 가격이 비싸 단가를 맞추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언어가 다른 베트남 직원을 관리하는 데도 어려움이 컸다.

송씨는 "아무리 베트남어를 배운다고 해도 정확한 의사소통을 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몸짓'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국이란 이름 때문에 생긴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베트남 현지인이 이름을 물어봐서 '한국'이라고 말해줬는데 '너 한국 사람인 거 안다'며 다시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이름과 국적의 한자 뜻도 같다고 소개하면 '자신의 이름이 베트남인 것과 같은 거 아니냐'며 신기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송씨는 국내에 있을 때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결혼 후 베트남 주재원 발령이 난 남편을 따라가면서 베트남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송씨는 베트남에서 창업하려는 청년들에게 이런 조언을 한다.

"첫째 현지 직원을 존중해줘야 합니다. 가족처럼 대하는 게 아니라 자신보다 더 위에 두고 존중해주세요. 둘째는 무슨 일을 하던 발로 직접 뛰며 바닥부터 스스로 일궈내는 어려움을 기꺼이 즐기시길 바랍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