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영 골목잡지 '사이다' 대표, 한국문화 다양성 수호 나서
"지역문화 키울 수원한국지역도서전, 업계 축제로 자리잡길"
▲ 골목잡지 '사이다'를 발행하는 ㈜더페이퍼의 최서영 대표가 자신의 사무실 입구에서 잡지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골목잡지 '사이다'는 개인의 역사를 기록하는 지역기록저장소와 같은 곳이다."

수원지역을 중심으로 마을과 마을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를 스스로 자처하고 있는 골목잡지 '사이다'의 최서영 (55) 대표가 올해 지역출판과 문화잡지 지키기에 나섰다.

2012년 4월19일 창간한 골목잡지 '사이다'는 수원중심 지역기록저장소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수원시내 오래된 동네를 찾아다니면서 골목마다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을 꺼낸다.

묵묵히 지역 이야기를 담아온 최서영 대표가 올해 '수원한국지역도서전'을 통해 지역 출판과 문화잡지들이 전통과 민속의 보존·계승,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을 지속하고 한국문화의 다양성 지키기에 나섰다.

최 대표는 "'2018 수원한국지역도서전'은 한국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기획됐다"며 "한국 문화산업이 서울에 집중되면서 모든 장르에 걸쳐 지역 문화콘텐츠는 고사위기에 직면했다. 존폐 기로에 선 지역 출판과 문화잡지들이 지역 역사를 기록하며, 한국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공동의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고 설명했다.

올해 지역도서전 개최를 목표로 '지역문화 키우기'라는 새로운 행보에 나선 최 대표에게 골목잡지 '사이다'는 지역역사 기록의 기반이 되고 있다.

최 대표는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골목마다 담겨져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표제 자체도 '골목잡지'를 표방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93년쯤 수원에 정착해, 97년부터 조그마한 편집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지역사람들과의 자연스럽게 교류하기 시작했다.

최 대표는 "사람이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지역으로 내려오면서 일이 단절되더라. 그러던 중 시민사회단체에서 다양한 지역사회 일들을 많이 했다. 그러다보니 출판 분야가 나와 맞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창간 이유를 밝혔다.

최 대표는 골목잡지 '사이다'는 '기억을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사이다'는 '관계'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터를 오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기억'이 되고, 이는 '지역의 역사'가 된다"면서 "사이다를 발행하면서 '기억을 기록해 나간다'는 생각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이 한 명 죽으면 개인의 역사가 없어지는 것처럼 결국 중앙의 역사만 기록되고 있다"면서 "역사 없는 민족이 없듯, 우리 모두가 민중의 역사라고 생각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이야기가 곧 지역역사라는 최 대표는 이야기를 충실하게 '기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현재의 이야기만을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온 정신들이 없어질 것"이라며 "지역만의 의례나 민속 등 삶의 모습은 곧 지역 문화이고, 한국의 문화가 중앙의 문화로만 기록되어 내려온다면 지역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출판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인 최 대표는 "지역 출판업계 공동의 대책으로 마련된 한국지역도서전은 서울을 제외한 한국 전 지역의 건강한 문화잡지사와 출판사 일꾼들, 학계 연구자들을 주축으로 하나의 지역도서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