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섹 4개 지부 학생 노숙인들과 함께하는 따뜻한 일일찻집행사
▲ 23·24일 인천 서구 은혜의 집에서 노숙인들과 함께하는 따뜻한 일일찻집에 참여한 AIESEC 소속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은혜의집
연일 이어지는 매서운 한파에 몸과 마음이 얼어붙는듯하다. 두꺼운 외투로 중무장한 시민들은 서둘러 종종걸음을 친다.

누군가에게는 동장군 소식이 살 떨리게 무섭다. 쇠한 몸 하나 누일 곳조차 없는 노숙인들이 그렇다.

23일부터 이틀간 노숙인재활시설인 인천 서구 은혜의집에서는 노숙인들과 함께하는 따뜻한 일일찻집을 운영했다.

AIESEC(아이섹) 국제리더십학생단체 소속 학생 20여명이 노숙인 인식개선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은혜의집을 찾았다.

인천글로벌캠퍼스, 동덕여대, 홍익대, 서강대 등 아이섹 4개 지부가 연합해 만든 'ACE 9th Project_OASIS' 프로젝트는 홈리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이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홈리스가 사회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취지 아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행사 첫째 날인 23일에는 학생들과 함께 은혜의집을 이용하는 60대 노숙인 한 분이 직접 커피를 만들어 손님을 맞았다. 직업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며 따뜻한 마음을 담은 커피를 판매했다.

이날 80여명의 손님들과 은혜의집 이용자(노숙인)들이 찻집을 찾아 추운 겨울 꽁꽁 언 몸과 마음을 녹였다.
찻집을 찾은 은혜의집 이용자 A씨는 "자신들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바꿔주기 위해 은혜의집을 찾은 학생들에게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며 "아들과 딸 같은 학생들을 보니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생각난다. 앞으로 열심히 살아가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팀장을 맡은 김지영(22·동덕여대) 학생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통해 우리의 마음이 전해지길 바란다"면서 "노숙인들은 지저분하거나 나태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바라보지 말고 조금 더 따뜻한 눈빛으로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웃음 지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