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피의자 진술내용과 현장상황 대조
▲ 재가한 어머니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국내로 송환돼 구속된 김성관(36)씨가 15일 오후 현장검증을 위해 용인시 처인구의 한 아파트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의 현장검증이 15일 오후 주민들의 격한 반응 속에 진행됐다.

재가한 어머니와 이부(異父)동생, 계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성관(36)씨는 이날 현장검증을 위해 모친 A(당시 55세)씨와 동생 B(당시 14세)군이 살던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 들어섰다.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김씨는 회색 패딩 점퍼에 카키색 바지, 검은색 운동화를 착용한 상태였다.

지난 13일 신원공개가 결정됨에 따라 얼굴을 가릴 모자나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았다.

김씨의 모습을 보기 위해 2시간 전부터 기다린 주민들은 천륜을 저버린 김씨에 대해 거친 욕설과 함께 "고개 좀 들어봐라"라며 소리쳤지만, 김씨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담담하게 아파트 내부로 들어섰다.

이어 김씨가 범행 직전 엘리베이터를 타고 A씨의 집에 들어가 기다리다 귀가한 A씨를 상대로 범행하는 과정이 재연됐다.

한 주민은 "10년째 살면서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이런 끔찍한 일이 동네에서 생긴 게 믿기지 않는다"라며 "가까운 이웃이었는데 끔찍하게 떠나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검증은 김씨 진술내용과 현장 상황을 대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21일 모친 A씨와 이부 동생 B군, 계부 C(당시 57세)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일 모친의 계좌에서 1억2000여만원을 빼낸 김씨는 범행 사흘 뒤 아내와 2세·7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피했지만 2년여 전 뉴질랜드에서 벌인 절도사건 피의자로 현지 당국에 체포돼 구속됐다.

지난달 1일 뉴질랜드 법원에서 열린 절도사건 재판에서 징역 2개월을 선고받은 그는 앞서 구속된 기간을 포함해 절도 사건에 대한 형량을 모두 복역하고 지난 11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김씨가 체포된 뒤 아내 정모(33)씨는 자녀들과 함께 지난해 11월1일 자진 귀국했으며, 김씨의 공범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씨에 대한 현장검증은 이날 용인에 이어 16일 강원 평창의 졸음쉼터, 횡성 콘도 등지에서 이틀간 진행된다.

/정재석 기자 fugo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