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사고 나겠어'...한눈팔다가 '쾅'

인천 앞바다가 크고 작은 사고로 얼룩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선박 사고는 해마다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명의 사망자를 낸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가 결코 우연이 아닌 인재였음을 수치로 보여주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관련기사 6면

10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인천항과 진입 수로에서 발생한 선박 사고는 106건이었다.
2012년 21건(24척)이던 선박 사고는 2013년 12건(12척)으로 크게 감소된 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2014년엔 14건(16척)으로 조금 증가했다.

이후 2015년엔 22건(23척)으로 뛰더니, 지난해엔 37건(44척)으로 급증했다.

사고 선박 유형별론 어선(37척)과 예부선(32척), 기타선(45척)으로 분류된 화물선과 여객선, 레저용 선박 등 다양했다.

전체 사고 원인 중 50% 이상은 '경계 소홀(전방 주시 태만)'이 차지했다.

즉 인천 앞바다에서 절반 이상의 선박 사고가 '인적 과실'로 발생되며, 기관 고장이나 항로 문제 등 외적 요인의 영향은 적다는 게 인천해수청의 설명이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항법 규정을 보면 다른 선박을 앞지를 때도 충분히 거리를 두고 기적을 울리며 추월하도록 돼 있다"며 "그런데 바다에선 규정을 어기고 멋대로 추월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도로로 치면 자동차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선행 중인 차량을 앞지르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영흥도 사고에서 낚싯배를 들이받은 급유선 명진15호 선장은 해경 조사 과정에서 "낚싯배를 봤지만 피해갈 줄 알았다"며 안전 불감증을 드러낸 바 있다.

사고가 난 해역은 영흥수도(수도·섬과 섬 사이의 뱃길)로 하루 평균 30~40여척의 소형선박과 급유선이 오가는 수역이다.

수로가 협소하고 최대 4노트(시속 7.2㎞ 가량)의 강한 조류가 형성돼 있어 선박 운항자들이 긴장감을 늦추면 안 되는 뱃길이다.

유세완 인천항도선사회장은 "안전 불감증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바다에선 선박 운항자들의 안전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며 "'설마 사고가 나겠어'라는 안이한 생각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관련기사
[월요기획] 95%가 인재…운항자 안전의식 교육 먼저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를 계기로 앞으로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효율적 예방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사고 이후 해상 안전을 위한 법과 제도 정비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한다. 선박 사고를 차단할 수 있는 최신 장비와 전문 인력 투입이 시급한 과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무엇보다 선박 운항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최신 장비로 사고 예방낚싯배 사고 지점인 영흥수도는 인천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관제구역이 아니다. 항계선 밖에 있으며 중대형 선박이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