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정치부 차장
어김없이 연말이다. 2017년도 한 장 남은 달력이 전부다. 한 해 마지막은 지난 1년의 정리와 다가올 1년의 준비로 마무리된다. 온고지신(溫故知新). 그만큼 연말은 모두에게 분주하다.

한 해를 되짚어 본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촛불 정국으로 연초 나라가 거센 파도를 탄 것 같았다.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으로 파도는 잠잠해졌지만, 새정권이 들어서며 정치 성향에 따른 갈등은 깊어지는 형국이다.

여기에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한반도를 넘어 세계 평화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위태로운 시기에 ICBM이 가져올 2018년의 신질서는 예측 불가능하다.

인천은 더욱 복잡해졌다. 2년 전 겨우 봉합됐던 수도권매립지 논쟁의 불씨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11년을 끌어온 제3연륙교 착공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인천시가 손실보전금 문제에 합의했지만 무료인줄 알았던 통행료를 차등화한다는 것에 설왕설래다.

월미은하레일에는 세 번째 사업자가 나왔다. 이번에는 달려야 할 텐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인천복지재단도 숨가쁘게 달려와 종착점에 이르렀지만 내년 선거 후로 설립이 미뤄졌다.

그나마 민선 4기에 촉발돼 5기 때 정점에 이른 재정난이 민선 6기에 와서 안정기에 돌입했다.

파산과 '모라토리엄' 직전에 이르며 살을 깎는 노력 끝에 일군 성과라 더욱 반갑다. 지난 수 년간 재정난에 짓눌렸던 인천 시민의 고통은 실로 눈물겨웠다.

지난 1일은 1969년 개통 후 반세기 인천을 단절시킨 경인고속도로가 일반화한 첫 날이다.

1883년 인천을 송두리째 개조시킨 개항에 이어 남북으로 단절된 인천을 잇는 경인고속도로 일반화는 인천의 앞날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시간은 흐른다. 어제의 일은 오늘 평가받고, 현재는 미래라는 굴레에 묶인다. 그런데 어제 우리는 오늘을 준비했을까.

또 지금의 인천은 내일의 인천에게 무엇을 남길까. 올해 한반도를 휩싸던 사건들과 인천이 맞은 여러 일을 곱씹으며 내년 이맘 때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될까 염려스럽다. 시간이란 해법 앞에 수도권매립지와 제3연륙교, 월미은하레일, 인천복지재단, 경인고속도로를 놓아본다.

/이주영 정치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