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관 사진가
▲ 이산가족이 북한의 옛 고향마을을 쌍안경으로 바라보고 있다.
북한은 29일 새벽에 기습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발사했다. 한마디로 믿을 수 없는 게 북한정권이다.
이번 미사일은 미국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가며 핵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이라고 하니, '김정은'이가 어떻게 하려는 심사인지 국제사회를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하필이면 그런 날 파주 '오두산전망대'에서 이산가족들이 애지중지 보관하고 있던 소장품들을 기증받아 '이산가족 기록물 전시' 개관식을 하게 되었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에서 마련한 행사로서 칭찬을 받을 만하다.

개관식에 앞서 마련한 음악회는 신선함을 불러왔다. 합창단은 어린이와 청소년들로 구성된 팀이었으며, 악단은 KBS밴드였다. 유명 가수나 합창단보다 오히려 신선했으며, 맑은 음성으로 이산가족들을 울먹이게 했다. 그 맑고 고운 소리는 북녘 땅으로 퍼져나갔다.
합창단은 '유니쉐어'이며,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강화 어느 작은 교회에서 만든 순수 민간인 예술팀이라고 소개했다. 인기 연예인이나 가수를 비싼 출연료를 지불하고 데려온다는 관행을 깬 공연이었기에 오히려 신선함이 돋보였다.

특히 이산가족 세 분에게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고향사진을 액자에 끼워 통일부장관이 기증하는 장면은 참 좋은 아이디어였다. 사진도 선명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뿌듯했다.
공연이 끝나고 '이산가족기록물전시장'에 들어가니 이산가족들이 분신처럼 보관하고 있던 물품을 기증받아 전시한 것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하나하나 슬픈 역사의 증거물이다. 제아무리 독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 물건들을 바라보면서 울먹이지 않을 수가 없다.

전시장 밖에서는 강 건너 북한 땅 고향마을을 쌍안경으로 바라보는 백발이 성성한 이산가족들이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북한의 옛 고향마을을 쌍안경으로 바라보시는데, 할머니는 옆에서 훌쩍훌쩍 울고 계셨다. 우리 민족에게는 한도 많지만 눈물도 많다. 그만큼 마음이 착하다는 증거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고향마을이 보여요? 사람들이 있나요?"라고 묻는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고향을 두고도 갈 수 없는 이산가족들이 차라리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가고 싶은 마음을 북한의 김정은은 알고 있을까?
이제 이산가족 문제는 특정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부는 정치색이 없는 우수한 민간인들을 내 편 네 편 가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해서 국회연설을 할 때 한국전쟁 당시 미군장병이 3만6천명이나 전사했다고 했다. 생명을 중시하는 미국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가 전사한 것이다. 누구를 위해 그 많은 장병들이 전사한 것이냐고 되묻는 것 같아 가슴이 뜨끔했다. 은혜를 모르는 나라는 국제사회로부터 외면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국민 모두가 잊어서는 안 된다.

제아무리 악질적인 독재자라고 해도 어느 한 순간 철옹성은 무너지고 만다. 그 때를 대비해 조용하고 철저하게 통일준비를 해야 한다.
그 첫 번째가 '통일세'를 만들어서 차곡차곡 돈을 쌓아놓아야 한다. 천문학적으로 들어가는 통일비용을 갑자기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평화는 말로 되지 않는다. 온 국민의 화합과 막강한 군사력, 북한동포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고도의 정책이 이 땅에 평화를 선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