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일 이틀 교량·IC 추돌사고 속출…남양주·가평 21일만 16건
"비 소식 있어 가능성 높다…과속하지 말고 안전거리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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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수능을 앞둔 21∼22일 이틀간 눈에 잘 띄지 않는 살엄을 빙판길, 이른바 '블랙 아이스' 현상으로 인한 차량 미끄럼 연쇄 추돌사고가 잇따랐다.

특히 수능 당일인 23일 오전에도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춥고 약한 비나 눈이 예보되는 등 블랙 아이스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고사장으로 차를 몰고 가는 수험생 가족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22일 오전 8시 15분께,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서울양양고속도로 이천터널 부근에서는 차량 13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앞서 달리던 차량 2대가 미끄러져 추돌한 후 뒤따르던 차 11대가 속도를 줄이지 못해 연쇄적으로 앞 차를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비가 약간 왔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노면에 살얼음이 언 '블랙 아이스' 상태였다.

블랙 아이스는 검은색 아스팔트 도로 위에 얇은 살얼음이 얼어 빙판길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운전자가 이를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은 "사고가 난 구간뿐만 아니라 서울양양고속도로 전체적으로 블랙 아이스 현상이 심해 구급차가 진입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간대 경기도 안성시 죽산교차로 고가도로 부근에서도 단독사고와 2∼3중 추돌사고가 4건이나 발생했다.

오전 7시 25분께에는 제2영동고속도로에서 주행하던 스타렉스가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사고 역시 도로 위 블랙 아이스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됐다.

추위가 이어졌던 지난 21일에도 출근길 비슷한 유형의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고양시 일산대교에서 빙판길 미끄러짐으로 14중 추돌 사고가 났고, 제2자유로에서 미끄럼 사고가 발생, 결국 2차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2일 오전 약한 비가 내리고 추웠던 남양주, 가평 지역에서만 크고 작은 미끄럼 사고가 16건 발생해 21명이 다쳤다.

전문가들은 수능일인 23일 날씨가 블랙 아이스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큰 조건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수능 당일 오전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7도∼영상 4도로 평년에 비해 훨씬 추울 것으로 예보됐다.

경기 서해안을 시작으로 중부지역에 5mm 미만의 비가 예보됐고, 서울과 경기 등 일부 지역에는 눈 소식마저 있다.

블랙 아이스 같은 도로 결빙 현상이 일어날 확률이 높은 조건이다.

가벼운 접촉사고라도 예민한 수험생은 몸과 마음에 큰 피해를 본다.

또 다중 추돌사고가 나면 심한 교통 체증을 일으켜 다른 수험생이나 시민에게 민폐를 끼칠 수도 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비가 내리고 날씨가 추우면 도로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특히 블랙 아이스 현상이 발생하면 빙판길이 눈에 잘 보이지 않아 평소처럼 속도를 내다가 다중 추돌사고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온이 낮고 일조량이 적은 터널의 입구와 출구, 산비탈 길과 지면과 온도 차이가 큰 다리 위에 특히 블랙 아이스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 해당 구간을 지날 때는 제한 속도 이하로 주행하고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수능 당일 도로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큰 만큼 고사장으로 향하는 차는 여유 있게 출발하고,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를 확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