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희 인천광역시 감사관
우리 사회는 그동안 청렴은 재물을 탐하지 않는 것, 부패는 재물을 탐해서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것으로 인식해 공직자 처벌과 관련해서만 생각해온 것 같다. 그러나 청탁금지법 제정이 청렴과 부패에 대한 연구로 다른 사회적 의미를 발견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유엔의 세계행복보고서를 보면 2014~2016년 한국의 행복지수는 평균 5.84점(10점 만점)에 그쳤다. 행복지수가 이와 같은 것은 부패인식(108위)이 낮아 청렴은 행복지수와도 연관성이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09년 5.5점인 청렴도가 7.0점으로 개선될 경우 경제성장률은 최대 1.4%p 높아질 것으로 분석하여 청렴은 경제성장과도 연관성이 있으며, 한국행정학회는 국가청렴도가 1점 올라가면 1인당 국민소득이 4713달러 늘어난다고 전망하여 국민소득과도 연관성도 있다고 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탄생한 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청탁금지법은 부패를 유발하는 사회문화에 노출되어 있는 공직사회 내 공직자들의 인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인천시 감사관으로 청탁금지법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1년 동안 지휘하면서 추진한 내용과 목격한 변화를 중심으로 얘기해 보려고 한다. 2016년 9월28일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인천시는 '시민과 공무원이 행복한 청렴도시 인천'이라는 목표 아래 부패경험률 제로화와 청탁금지문화 정착을 위해 부패근절을 위한 부패통제력 강화, 청렴한 업무환경 조성을 통한 의식 변화, 사회 전반의 청렴문화 확산, 공정하고 투명한 정책 추진 등 4대 전략 27개 과제를 선정 추진해 왔다.

주요 추진과제로는 반부패·청렴 정책의 콘트롤타워인 실·국장급으로 구성된 청렴대책 추진단, 청탁금지법 교육을 위한 청렴교육 의무 이수제와 맞춤형 청렴교육제도, 청탁금지법 홍보를 위해 UCC 공모전 개최, 홍보 동영상 제작·배포, 40개 유관기관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청렴실천협의회를 통해 공감토론회와 청렴캠페인을 실시했다. 이런 노력들은 민원 등 업무에 대한 시민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청렴해피콜에서 10점 만점에 9.6점으로 매우 만족하는 수준으로 나타나는 등 조금씩 결실을 보이고 있다.

콩나무 시루에 물을 주면 물은 흘러내리지만 콩나물은 어느새 자라 있듯, 생소하던 청탁금지법도 1년이 지난 지금 우리 공직사회에도 정착되어 가고 있음을 주변에서 목격하고 있다. 인사철 의례적인 관련 업체나 단체의 화분 제공, 격려간식 없는 을지연습, 외부 방문객 선물 금지, 퇴직 기념품 등 간소화, 식사비에 대한 더치페이 등의 문화가 많이 익숙해진 느낌이다. 물론 인천시는 몇 년 전 대형 부패사건으로 인해 청렴도가 3년 동안 전국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러한 악재들 속에서도 청렴도의 85%를 차지하는 외부·내부 평가에서는 전국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은 인천시의 청렴 인프라가 단단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청렴 인프라를 토대로 인천이 시민과 공무원이 행복한 청렴도시 인천 실현을 위해 조금만 더 노력하다 보면 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에서도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인천시는 미래성장동력인 경제자유구역과 세계적인 공항과 항만을 보유한 인프라를 토대로 행복지수, 경제성장으로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와 인천시 비전인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자신있게 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