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재 한국가스안전공사경기지역본부장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강원도에는 첫 눈 소식이 들려온다. 추워진 계절에 보일러 시장은 각 업체마다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홍보 경쟁을 펼치며 시장 선점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우수한 품질을 강조하고 고객만족도를 높여서 보일러 유통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겨울철에는 보일러뿐만 아니라 난방기 수요가 많아지고 이용이 늘어나는 만큼 안전을 챙기는 것도 빠질 수 없다. 한순간의 실수와 사고가 큰 사고로 번져 목숨을 잃는 등 인명피해를 낳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 가스보일러의 경우 지난 5년(2012년~2016년) 동안 사고가 26건 발생했다. 배기통 이탈 등으로 인한 시설미비가 18건으로 70%에 달했고, 노후제품고장으로 인한 사고가 6건으로 23%나 됐다.

더 큰 문제는 지난 5년간 가스보일러 사고로 18명이 사망하고 61명이 다쳤는데, 전체 가스사고 사망률보다 가스보일러로 인한 사망률이 5.8배 높다는 것이다. 가스보일러로 인한 사망률이 이렇게 높은 것은 일산화탄소 중독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산화탄소는 우리 몸속에 산소를 공급하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체내 산소공급능력을 방해하고, 체내 조직세포의 산소결핍을 초래해 질식을 일으키기도 한다. 게다가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의 특성을 갖고 있어 중독되는 것을 알 수 없어 심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에는 강원도 평창에 살던 초등학생이 오랜 기간 등교를 하지 않아 선생님이 가정방문해 확인했더니, 일가족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져 있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점검이 필수다. 보일러 배기통이 빠져 있거나 꺾인 곳은 없는지 확인하고, 환기가 잘 되도록 해야 한다. 빗물이나 찬바람을 막는다고 환기구를 비닐이나 테이프로 막는 것은 매우 위험하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또한 가스보일러를 새로 설치하거나 교체할 때에는 당연히 자격을 갖춘 전문가에 의뢰해야 한다.

또한 겨울 캠핑 시 가스안전도 빼놓을 수 없다. 캠핑 중 취침을 하려고 난방으로 텐트 안이나 입구에 가스 난방기를 설치하는데,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 난방기 사용은 산소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침낭과 핫팩을 사용해 보온하는 것이 좋다. 캠핑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휴대용 가스레인지 안전사용 요령도 알아두어야 한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 휴대용 가스레인지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부탄캔을 가열했다가는 부탄캔이 폭발해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험성이 매우 높으므로 절대 가열해서는 안 된다. 또한 보관할 때도 화기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두는 것이 안전을 지키는 방법이다.

생활 속 작은 실천이 소중한 우리가족을 지키는 지름길임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