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는 지난 12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열린 '경상남도지사배'(GⅢ, 2000m, 5세이하암)에서 서울의 '실버울프'(암, 5세, R112, 호주, 윤우환 마주, 송문길 조교사)가 우승하며 여왕마의 탄생을 알렸다. '경상남도지사배'는 '뚝섬배', 'KNN배' 등 총 3개의 대상경주로 구성된 '퀸즈투어 시리즈'의 마지막관문이다.

퀸즈투어는 우수한 암말을 발굴, 우수마의 환류를 촉진시키고 생산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기획된 시리즈 경주다. 퀸즈투어 세 경주 총 상금은 13억원이며, 최우수마에게는 1억원의 인센티브가 추가 지급된다.

'실버울프'는 지난 6월 '뚝섬배'(GⅡ)에서 부산경남의 '해야'를 제치고 퀸즈투어 시리즈의 첫 관문을 우승으로 가볍게 시작했다. 이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열린'KNN배'(GⅢ)에서는 무려 9마신(1마신=약 2.4m)차로 '마이티젬', '해야' 등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제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결과 '실버울프'는 총 62점의 높은 승점을 달성하며, 최종 우승이 다소 유리한 상황이었다. 참고로 퀸즈투어 시리즈의 각 경주별 부여 승점은 1위 31점, 2위 15점, 3위 7점, 4위 3점, 5위 1점이다. 또한, 서울 경마팬들 사이에서는 서울 경주마인 '실버울프'가 부산경주마를 제치고 올해 여왕으로 등극할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았다.

'경상남도지사배' 경주 당일, '실버울프'는 출발소리가 울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선두로 치고 나가며 경주를 주도했다. 그러나 '실버울프'의 앞을 부산경남의 '헬로비너스'가 내어주지 않으며, 승부의 향방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특히 '실버울프'는 경주전개에 유리한 안쪽 게이트가 아닌 바깥 게이트에 위치해 곡선 코너를 돌때마다 경쟁마에 비해 힘을 더 쏟아야 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직선주로에 들어서자마자, '실버울프'는 특유의 파워를 선보이며 경주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실버울프'의 매서운 질주에 결국 줄곧 선두를 유지하던 '헬로비너스'는 균형을 잃었다. 결국 '실버울프'는 2마신차로 우승을 거머쥐며, 퀸즈투어 시리즈의 전 경주 석권을 기록했다.

이로써 '실버울프'는 2017년 한국경마의 여왕마로 등극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특히 이번 경상남도지사배에서 '실버울프'가 우승을 기록하며, 렛츠런파크 서울은 6년만에 경상남도지사배에서 부산경남을 눌렀다. 참고로, 마사회는 2008년 이후로 서울, 부산경남 경마장의 주요 대상경주를 지역 오픈경주로 시행했는데, '경상남도지사배'는 지난 10년간 2011년을 제외하고는 부산경남에게 돌아갔었다.

이외에도 '실버울프'는 퀸즈투어 시리즈 외에도 금년도 출전한 문화일보배 대상경주에서 쟁쟁한 실력의 '파랑주의보', '원더볼트' 등의 강자를 따돌리고 우승한 바 있다. 또한, 한국경마 최초의 국제경주인 '코리아스프린트'(GⅠ)에서는 암말로는 유일하게 5위 안에 이름을 올려 모두를 놀라게 했다.


/과천 = 권광수기자 kskwo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