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선씨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서 제작·편집 배워 공모전 대상
"첫 작품에 큰 상…치매 앓고 계신 어머니께 효도한 것 같아 기뻐"
▲ 김용선씨가 13일 열린 '2017 시청자미디어대상 방송·영상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
치매로 10년째 누워계시는 100세 노모와 어머니를 돌보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직접 촬영하고 편집해서 담은 다큐멘터리로 '2017 시청자미디어대상 방송·영상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용선(65)씨의 이야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씨는 지난 13일 The K호텔 서울에서 열린 시청자 미디어대상 시상식에서 '어머니, 더 사셔도 되요'란 다큐멘터리 작품으로 시청자미디어재단과 전국 7개 시청자미디어센터에 접수된 총 792편의 출품작 가운데 국무총리상인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김씨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로 수상을 한 것이 너무나도 큰 영광"이라며 "병상에 계신 어머니께 이 상을 바치며, 그동안 어머니를 모시며 극진히 봉양한 형님 내외와 7남매 모두에게 수고했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제작 지원에 많은 도움을 주신 인천미디어센터 관계자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지난해 직장에서 퇴직하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이번 수상작품을 통해 이 시대에 치매 부모에 대한 효의 실천 문제와 가족들의 역할에서 발생하는 자녀들의 갈등과 치유를 그려냈다.

김씨는 원래 사진을 좋아해서 어머니 사진을 틈틈이 찍어왔고 8년전부터 가족사에 대한 소장용으로 동영상을 담아왔는데 지난 5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진행하는 '한 큐에 끝내는 다큐멘터리' 수업을 듣게되면서 다큐 제작과 편집과정을 배우고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은 따로 혼자 공부해서 이번 작품을 만들었다.

"다큐 수업을 들으며 만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의 격려로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어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됐는데 첫 작품이 큰 상을 받게 돼서 어머니께 효도를 한 것같아 너무 기쁩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60년 가까이 부평 산곡동에서 살고 있다는 김씨는 "어머니가 30대부터 건강이 좋지 않으셨고 10년 전에는 치매 판정까지 받아 처음에는 '긴 병에 효자 없다'고 가족들의 걱정이 컸었다"며 "하지만 8년 전부터 요양원에 모신 뒤 8남매 가운데 돌아가신 큰 누님만 빼고 7남매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주 토요일 요양원에서 모여 어머니를 돌보는 계기로 삼아 오히려 가족들이 화합하는 좋은 기회를 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올해 3년째를 맞은 '시청자미디어대상 방송·영상 공모전'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하고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로 시청자가 직접 기획·제작한 창의적인 방송작품의 제작자와 시청자 권익증진 및 미디어교육 발전 공로자에 대한 격려를 위해 마련된 행사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