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수 전략인재연구원장·경영학박사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제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가 출범했다. 상시적 점검과 평가, 일자리 발굴을 위한 상설기구로 위원장은 대통령이 맡을 정도로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고 국민들의 현안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대학 졸업예정자 10명 중 4명은 공직자가 되려 하고, 초등학교 입학생이 이 사회에 내디딜 즈음 65%가 현존하지 않는 업종에 취업이 불가피하다는 제4차 산업혁명(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4IR) 시대에 반드시 준비를 필요로 하는 과제이다. 도서관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청년들을 생각할 때 일자리와 관련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중요한 계기이다.

최근까지 상당수 대학생들이 스펙 쌓기에 노력을 한다. 이들을 '호모 스펙타쿠스(Homo-SPECtacus)', 50cm 남짓의 독서실에서 지내는 '독서실 원시인', 또는 '비계인(비정규직·계약직·인턴)'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런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청년들이 바로 이 땅의 주인공이다. 일자리의 심각성을 새삼 깨닫고 대안마련에 심혈을 기울여야 청년 실업자가 줄어든다는 절박함에 우리는 놓여 있다.

오늘날 유럽 사회에서 도전을 푸는 주역으로 기업가 정신을 갖춘 시민을 꼽는다. 혁신적이면서도 충분한 교육을 받은(well-educated) 이들이다. 바로 창조성과 호기심, 새로운 도전에 응할 수 있는 용기를 갖춘 사람이라고 한다. 일자리 문제의 근원을 재점검하고 해결을 위한 다양한 검토가 필요한 대안으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들 수 있겠다. 미래의 대안으로서 취직(就職)만이 아닌 창업(創業)으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기업가 정신과 관련해 슘페터는 기업가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 새로운 생산방법의 도입, 새로운 조직형태의 창조, 새로운 원재료의 활용으로 기존 경제 질서를 파괴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피터 드러커도 기업가정신에는 '실현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학습을 통해 습득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기업가 정신의 어원에서 '기업가(entrepreneur)'는 기업체를 조직하고 경영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entrepreneur'라는 프랑스어 어원에서 나왔다고 한다. 의역하면 '서로 주고 받는 자가 된다'라는 용어로, 처음 사용한 18세기 초 기업가는 사회와 인간관계를 중시했다. '기업은 사람과 사회와 더불어 살아간다'는 철학으로, 지금의 기업가정신이라는 의미의 사용도 여기서 시작됐다.

기업가 정신의 핵심적 가치는 파괴적 창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혁신성'이다. 시장 내 경쟁의지를 보여 우월한 성과를 내보이는 '진취성', 사업성공의 확신이 없을지라도 사업기회를 포착하려는 '위험감수성', 비전 제시와 기업가적 독립성인 '자율성'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1월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매우 빨리(Velocity), 넓고 깊게(Scope), 엄청난 충격(Impact)으로 세계적인 저성장에서 성장기조로 전환하려는 모멘텀도 기업가정신에서 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슘페터는 "혁신이 일어나더라도 그 효과는 조만간 소멸되기에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기업가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세계에서 창의인재 발굴과 관련해선 핀란드에서 벌이는 기업가 정신 교육과 적극적인 스타트업 지원정책, 창업기업의 자발적 멘토링과 융합인재 양성, 다학제적 융합과 응용 등이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2007년 핀란드의 노키아가 미국 애플사 아이폰과의 혁신경쟁에서 추락해 찾아볼 수 없게 된 바로 그 자리에 기업가 정신에 따른 새순이 서서히 돋아나고 있다. 바로 노키아라는 울타리에서 함께 일했던 인재들이 뛰쳐나와 "수도 핼싱키가 최근 유럽에서 가장 활발한 창업 도시 중의 하나"라고 전하고 있는 것이다.

창업자 육성과 창의적 융합인재 양성으로 '일자리도 창업'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에는 기업가 정신 교육이 자리를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