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약점 파고드는 경기 운영 2연패…대표팀 막내 선수진은 은메달
▲ 8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2017 ASBC(아시아복싱연맹)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 2017' 결승에서 베트남의 두옌루띠을 누르고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오연지가 금메달에 키스하고 있다.
"아시아선수권 2연패 위업 달성, 이제는 2018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향하여~"

'한국 여자복싱 간판' 오연지(-60㎏·인천시청)가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오연지는 8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2017 ASBC(아시아복싱연맹)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 2017' 결승에서 베트남의 두옌루띠에 판정승(3대 2)을 거두고 지난 2015년 대회에 이어 연속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년마다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서 2015년 우승한 것과 이번 대회에서 다시 정상에 오르면서 2연패를 이룬 것 모두 우리나라 여자 복싱 사상 처음이다.

오연지가 우리나라 여자 복싱 역사를 새로 써나가는 셈이다.

오연지는 이날 현지에서 응원 중인 김원찬 인천시청 감독과 국대대표 지도자들의 조언에 따라 왼손잡이면서 앞으로만 치고들어오는 두옌루띠의 특성을 이용, 왼쪽으로 빨리 움직이며 잽으로 유인한 뒤 레프트 스트레이트와 훅으로 재빠르게 공격하는 패턴을 통해 홈어드벤티지를 안고 있는 상대를 무력화시켰다.

두옌루띠는 국제 무대에서 이름이 알려진 선수가 아니었지만 안방인 베트남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를 통해 타크호스로 떠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두옌루띠는 홈어드벤티지와 안정적인 기본기를 바탕으로 결승까지 진출한 뒤 이날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으며 생애 첫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디펜딩챔피언이자 베테랑인 오연지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시아 최강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해보인 오연지는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 시드 배정을 받아 대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를 통해 오연지가 아시아경기대회에다도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이 역시 우리 여자 복싱 사상 최초가 된다.
대회 시작과 함께 베트남으로 날아가 현지에서 응원을 해 온 김원찬 인천시청 감독은 "연지가 이번 대회 초반부터 만난 아시아 정상급 선수들을 모두 꺾었고, 마지막 홈 텃세도 극복해냈다. 정말 잘했다. 내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오연지와 함께 이번 대회 결승에 올랐던 대표팀 막내 선수진(-75㎏·한국체대)은 8일 중국의 리취안에게 0대 5 판정패를 당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울러 국제무대에서 오연지와 라이벌 관계였던 중국의 인준화는 이번 대회에 한 체급 내린 -57㎏급으로 출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글·사진 호치민(베트남)=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